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소송 패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공공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던 중 사망하더라도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한 봉사활동일 뿐,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한 근로 제공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
A씨는 지난 2022년 B복지관이 사업 수행기관으로 진행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참여자로 선발돼 쓰레기 줍기 등 활동을 하던 망인의 유가족이다.
망인은 경기도에 있는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던 중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사이드 미러에 머리를 충격당하는 사고를 입었다.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망인은 결국 사망했다.
이에 A씨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을 복지관 소속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부지급 결정을 했다.
A씨는 "망인은 이 사건 복지관에서 지정한 팀장의 지휘 아래 활동을 했으며, 활동이 종료되면 복지관 담당자에게 활동일지를 제출해 확인을 받았고, 복지관은 활동지침을 꾸준히 안내했다. 또한 망인은 일 3시간, 월 30시간 활동을 했고 복지관은 망인의 활동구역을 지정했다"며 "망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복지관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망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은 2022년 노인일자리 및 사업활동 지원사업 중 공익활동으로 분류되고 이는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의미한다"며 "망인은 1일 3시간의 범위에서 담당 지역 내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였는바 이를 이윤창출 등을 목적으로 한 근로의 제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복지관이 교육을 실시했던 것은 활동방법 및 안전수칙 등 기본지식을 전달하여 원활한 활동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소속된 팀에 팀장이 존재하긴 하나 팀장은 안전점검 및 활동일지 수거 등 기본적 역할만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망인이 작성했던 활동일지는 시작시간 및 종료시간 등을 적는 정도에 불과해 지휘·감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 참여자의 활동시간은 참여자가 자율적으로 결정·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참여자에게 불출석·지각·태만 등 사유가 있더라도 불이익이 가해진다고 볼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망인은 봉사활동에 참여해 공익적 목적의 보조금 내지 지원금을 지급받은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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