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잘 되면 지역발전 도움될거라 생각"
소각장 인허가 청탁 뇌물 여부 두고 공방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에 주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낸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먹사연 후원금에 대해 송 대표의 정치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 대표의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박 전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당초 박 전 회장은 송 대표의 지지자들이 방청석에 앉아 있어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다며 비공개 증인신문 진행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비공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박 전 회장은 송 대표의 정치활동을 돕기 위해 주기적으로 먹사연에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진술했다.
'송영길의 당대표 출마가 예정된 2020년 12월 도움을 달라는 먹사연에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박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그 이후에도 선거운동을 후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몇 차례 더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구체적인 정치현안과 관련해 송영길을 지지하고 후원했던 것이냐'고 질문하자 박 전 회장은 "적극적으로는 아니지만 (송영길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송영길이 잘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18 leemario@newspim.com |
또 송 대표에게 직접 후원 요청을 받은 적은 없지만 먹사연의 회계담당자로부터 요청을 받으면 박 전 회장 본인이 액수를 정해서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가 "먹사연 후원금이 피고인을 위한 정치자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회장은 "그렇게 들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먹사연의 설립 취지나 구체적 운영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송 대표는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 중 4000만원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국가산업단지 소각장 증설을 위한 인허가 관련 청탁 명목으로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A씨가 송 대표에게 부탁해 소각장 인허가 절차가 빨리 해결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박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A씨는 송 대표의 지인이자 박 전 회장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계열사 고문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또 검찰이 "증인이 먼저 제시한 것이냐, A씨가 먼저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박 전 회장은 "그런 얘기가 거론됐을 때 A씨가 '자기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직접 발언기회를 얻어 "소각장 문제에 대해 증인이 불법청탁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고 박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송 대표는 "인허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봐달라는 취지였다는 말인데 실제로는 당시 절차가 진행되지도 않았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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