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국제 은행 간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해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디지털화폐(CDBC)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닉 케리건 스위프트 혁신 부문 책임자는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스위프트가 현재 CBDC를 기존 금융 시스템에 연결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 중이고 향후 1~2년 안에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렸다.
왼쪽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얄, 중국 위안, 튀르키예 리라, 영국 파운드, 미국 달러, 유로, 요르단 디나르 화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CBDC는 말 그대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어다.
금융기구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2022년 86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한 바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최소 24개국이 CBDC를 보유할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약 90%가 디지털 버전의 화폐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존 화폐는 동전이나 지폐 형태로 인쇄돼 물리적으로 보관된다면 CBDC는 전자 기록이나 토큰으로 표시된다.
가상화폐, 암호화폐로 불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도 엄밀한 차이가 있다. 암호화폐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탈(脫)중앙화돼 발행 기관이 없어 토큰 수량이 한정적인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버전으로 발행하는 화폐여서 정책에 따라 추가 발행이 가능하다.
암호화폐는 규제하는 기관이 없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 감독 아래에 놓인다. 무엇보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널뛰는 비트코인과 달리 CBDC는 기존 화폐 가치에 고정돼 있어 안정적인 실거래가 가능하다.
스위프트는 기존 200여 개국 1만 1500여 개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금융거래 전산망을 토대로 기존 화폐처럼 CBDC 간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겠단 설명이다.
협회가 독일·프랑스·호주·체코·태국 등의 중앙은행, HSBC·씨티은행·소시에테제네랄 등 상업은행, CLS 등 외환결제 플랫폼 등 38곳과 함께 최근 6개월에 걸쳐 CBDC 플랫폼 실험에 나섰다.
서로 다른 CBDC가 한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한 결과 성공적이었단 평가다. 케리건 책임자는 "우리는 실험 단계에서 벗어나 현실화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알렸다.
다만 주요국들의 CBDC 발행이 늦어질 경우 향후 1~2년 안에 계획 중인 플랫폼 출범 시기도 미뤄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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