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환경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환자에게 사직은 없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사태가 너무 아프고 두렵지만 저희는 힘이 없습니다"

이달 초 취재가 목적임을 밝히고 참여한 서울 유력 상급종합병원의 난치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화방에서 나온 말이다. 이 방에는 하루에도 수백 개가 넘는 글이 오간다. 보호자들은 매일 검진 예후를 서로 봐주며 효과가 좋은 약, 병원을 공유한다. 잠깐 눈을 뗀 사이에도 가득 쌓인 글을 훑어보면 살가운 대화 속에서도 눈물 섞인 한탄이 흘러나오기 일쑤다.

송현도 사회부 기자

최근 대화방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의대정원 사태로 불거진 의료 공백이다. 특히 그간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의 빈자리를 지탱하고 있던 교수들 역시 집단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우려섞인 목소리가 부각됐다. 교수들의 사직으로 의료 체계 붕괴의 최종 한계가 정해졌다는 불안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방에서 인터뷰 대상을 찾아 기사로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은 병 앞에서 철저한 '을'이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수술대에 누워 주요 장기를 절제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 앞에서, 환자들은 몇 달 뒤에 있을지도 모르는 수술에서 행여나 의사들에게 잘못 보이지는 않을까 눈치를 봐야 한다. '우리는 힘이 없다'는 거절과 그럼에도 '병원 상황을 잘 전달해 주기 바란다'는 당부 사이에서 걸맞은 답을 하지는 못했다.

"중요한 본질은 내 밥그릇을 위한 것입니다.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습니다."

의대정원 사태 초기, 반대 집회 단상에 올라온 한 사직 전공의의 발언이다. 이 말마따나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기점으로 촉발된 의사단체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 밑에는 결국 의사의 밥그릇이 놓여있다.

정원이 정해진 직군에서 증원에 따라 개개인의 몸값이 내려간다는 우려가 일견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예로 정원이 2만여명을 넘어선 간호계에서는 "근무 여건은 개선하지 않으면서 증원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나온다. 취재 중 만난 한 중간 연차 간호사는 "빠져나가는 간호인력을 저연차 증원으로 메꾸다 보니 간호사가 병원에게는 값싼 소모재로 쓰이는 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과연 본질이 진정 '밥그릇'인지는 의문이 존재한다. 처우 개선과 별개로 간호대 정원은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확대돼 16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정부는 이에 더해 2025년부터는 간호대 증원 규모를 1000명 늘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간호인력 증원 필요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통된 인식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 수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과 함께 간호 인력의 확충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사 인력 부족 역시 간호 인력만큼이나 의료 현장이 절실히 느끼는 본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다. 고질적인 필수·기피학과 부족 현상에 겹쳐 지역 의료현장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가 체계 개편·업무 강도 조정과 함께 증원 논의는 필요하다. 특히나 의대 증원은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며 심지어 의약분업 사태로 기존 정원에서 351명을 감축했던 것을 감안하면 증원을 놓고 '승자독식' 대치를 벌이기보다는 그 수에 초점을 두고 협의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정부-의사단체의 대화 없는 '강대강' 대립은 장기화 조짐을 보여왔다. 앞서 정부가 '조정 없는 증원 계획', '예외 없는 면허 자격 정지 처분'이란 강경한 입장을 내놓자 의료계 주요 인사들은 연이어 강성 발언으로 맞불을 붙였다. 대한의사협회의 차기 회장 후보 최종 2인 중 한명인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일전의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이 사태를 벌인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라는 발언에 이어 최근에는 정권 퇴진 운동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진척 없이 자극적인 발언이 난무하는 사이에 정작 의료 서비스 논의의 대상인 환자들의 속은 타들어만 갔다. 앞서 안선영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이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수많은 환자가 암 진단만 받은 채 수술 날짜를 잡지 못하고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의사들도 정부도 논의하겠다는데 간절하면 잠을 왜 자느냐, 밤을 새워서라도 회의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누군가 밥줄이 끊길 것을 걱정할 때 누군가는 생명줄이 끊길 것을 걱정한다. 잇따른 사직 행렬이 비운 의료 현장은 불안과 걱정만 가득하다. 환자에게 사직이란 선택권은 없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한은 생존에 대한 의지뿐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환자방은 "고비를 잘 넘기자"는 의지 섞인 대화가 오간다. 그들의 의지가 체념으로 바뀌는 시점이 진정 의료 붕괴의 시작이다.

지난 24일 대통령실은 당초 26일 적용하기로 예정됐던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을 연기하고 의사단체와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강경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고 협의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의사단체는 소모적인 논쟁을 거두고 대화를 통해 의료의 본질인 환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dos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지귀연, 尹 내란 선고 후 북부지법行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심리 중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달 말 서울북부지법으로 전보된다.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기소한 사건을 맡고 있는 이진관·백대현·우인성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남는다. 대법원은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1003명에 대한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오는 23일자로 시행되는 이번 인사는 지방법원 부장판사 561명, 지방법원 판사 442명 등이 대상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두 번째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5.04.21 photo@newspim.com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에서 서울북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련 혐의 심리를 맡아왔으며, 이 사건은 오는 19일 1심 선고기일만 남겨두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진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남는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백대현 부장판사,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우인성 부장판사도 잔류한다. 3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을 심리한 재판장들 가운데 지 부장판사만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편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132명의 법관이 지법 부장판사로 신규 보임됐다. 여성법관 비율은 45.5%(60명)이다. 연수원 40기 판사들이 처음으로 지법 부장판사로 보임된 점이 특징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진관 부장판사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첫 재판을 심리하고 있다. 2025.09.30 photo@newspim.com 대법원은 이번 인사에서 비재판보직에 대한 개편을 진행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근무시기를 유연화하고, 보다 많은 법관에게 상고심 근무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연구관 보임을 확대했다. 재판중계, 재판지원 AI 도입 등 사법제도 관련 과제 추진을 위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 기획조정심의관 1명을 증원했다. 서울남부지법 김기홍 판사가 겸임한다. 사법인공지능정책 수립을 위해 사법인공지능심의관 1명도 신설했다. 이강호 천지방법원·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판사가 해당 직을 수행한다. 신임법관 연수 및 법학전문대학원 강의 지원의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사법연수원 교수 1명도 증원했다. 퇴직 법관은 45명으로, 70~80명 규모였던 과거에 비해 절반 가까이나 줄었다. 퇴직자가 줄어든 이유로 '스마트워크' 제도의 안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워크는 재판이 없는 날 근무지가 아닌 법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근무 제도다. 대법원은 지난해부터 주 2회 원격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right@newspim.com 2026-02-06 15:20
사진
'50억 클럽' 곽상도 1심 공소기각 [서울=뉴스핌] 홍석희 박민경 기자 = 법원이 대장동 민간 업자들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아들 곽병채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6일 오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국민의힘 의원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아들 곽 씨에게 각각 공소 기각과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대장동 민간 업자들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사진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핌DB] 재판부는 "선행 사건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에 대해 다시 판단을 받게 하는 것으로, 무죄를 뒤집기 위한 자의적인 공소권 행사"라며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1심 판단을 두 번 받는 실질적 불이익을 받은 만큼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곽병채가 곽상도 전 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기로 명시적·묵시적으로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고, 기능적 행위 지배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범죄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방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화천대유 관련 자금이 곽 전 의원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기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알선수재 방조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범죄이고, 정치자금법 위반 역시 정치 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곽 전 국민의힘 의원은 1심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서관에서 "1차 수사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았고, 2차 수사로 기소돼 오늘 공소 기각 판결을 받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이 잃어버린 명예와 모든 것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보상받아야 할지 답답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아들 곽 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또한, 수수한 뇌물 액수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 50억 1000여 만 원과 추징금 25억 5000여 만 원을 명령했다. 곽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에게는 범죄수익 은닉 혐의와 관련해 징역 2년,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편, 곽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4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김 씨로부터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방지 청탁 알선 대가 및 국회의원 직무 관련 뇌물로 약 25억 원 상당을 수수하면서 이를 화천대유 직원이던 곽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으로 가장,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아들 곽 씨는 곽 전 국민의 힘 의원의 25억 원 상당의 뇌물 수수에 공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다. pmk1459@newspim.com   2026-02-06 15:5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