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이사국중 11국 찬성했지만, 중·러 거부권에 제동
23일 다른 이사국이 작성한 휴전 결의안 재상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이스라엘와 하마스의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리는 22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미국이 작성해 제출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를 부결시켰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이 제출한 휴전 결의안에는 11개 이사국이 찬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알제리가 반대했고, 가이아나는 기권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사진=블룸버그] |
미국의 결의안은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한편 모든 인질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안보리에는 알제리 등 중동국가의 주도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세차례나 상정됐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번번히 무산됐다.
당시 미국 정부는 "현 상황에서 휴전 촉구 결의는 하마스에만 유리하고, 인질 석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정부를 두둔했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을 저지하고, 인도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존의 입장을 바꾸고 휴전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이번엔 그동안 휴전 결의안을 지지해오던 중국과 러시아가 제동을 건 셈이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와관련, 다수 안보리 이사국들이 휴전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단지 미국이 제안했다는 이유로 반대해 부결시켰다고 비판했다.
한편 안보리는 23일 회의를 다시 열어 미국이 아닌 다른 이사국이 작성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을 상정, 표결에 나설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