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5% 증가해 투자 살아나나 했는데 감소로 반락
생산·소비 증가로 기대한 반등 '트리플 크라운' 실패
호·불황 경기흐름 가를 변수…기업투자 촉진방안 절실
[서울= 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올해 전반적인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과 소비가 동반 증가했다.
계절조정을 하고 농림어업분야를 제외한 전산업생산 지수가 지난해 12월 113.4(2020=100)에서 113.8로 0.4% 증가했다. 정책당국은 이같은 증가세가 지난해 11월, 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라는데 강조점을 찍고 있다.
여기다 1월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8%증가해 지난해 0.6% 증가한 12월 이후 2개월 연속 반등세여서 '경기 자체가 좋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문제는 1월 설비투자가 5.6% 감소했다는 것이다. 구체내역을 살펴보면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4%) 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에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전월비로 5.5% 증가하며 투자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느냐는 기대를 품게 했지만 불과 한달 만에 반락한 것이다(그림 참고). 결국 경기회복기에 나타나는 생산, 소비, 설비투자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크라운'에는 실패했다.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2024.03.0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설비투자가 증가한 지난해 12월에는 구체적으로 자동차 등 운송장비(-3.2%)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9%)에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같은 추세가 1월에는 기계류가 감소로 돌아섰고 운송장비의 투자 감소가 확대되면서 전체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1월 설비투자부진을 "운송장비에서 항공기 도입 지연, 법인용번호판 적용과 전기차 보조금 미확정 등, 기계류는 전월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영향, 일부 업체의 장비 반입시기를 조절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항공기 도입 지연은 최근 세계 항공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보잉737맥스의 품질결함 때문에 항공사들이 도입시기를 미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생산과 소비 지수의 호조는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이 증가한 영향이 가장 컸다. 1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12.4%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아파트 건축과 토목부문에서 모두 실적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결과적으로 1월 산업활동 동향을 요약하면 생산과 소비의 증가세는 여전히 미약하고 살아나는 것 같았던 투자는 다시 감소하면서 경기회복의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건설부문은 부진에서 벗어나는 신호가 확연해지고 있다.
실제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1월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0.1포인트(p) 상승하며 3개월 만에 간신히 플러스 전환했다. 건설기성과 서비스업 생산지수 등이 크게 늘어난 것이 반영됐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결국 동행지수도 선행지수도 현재의 경기수준과 앞으로 전망에서 불황과 호경기를 가르는 기준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환변동치 지수만 봐서는 경기의 국면이 살아날지 아니면 다시 꼬꾸라질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평택=뉴스핌] 김학선 기자 =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임인년(壬寅年)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3년째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세계경제에 직격타를 날렸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네 삶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하지만,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기에 우리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습니다. 날이 저무는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불빛이 밝았습니다. 희망을 품은 빛줄기가 어둠을 뚫고 뻗어 나갑니다. 다가오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에는 '탈토지세(脫兎之勢)'라는 말처럼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소원해 봅니다. 2022.12.31 yooksa@newspim.com |
그런 불확실한 상태에서 앞으로 생산이나 소비 등 산업활동에서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투자 감소는 불길하다. 불과 한달만에 10%p 이상씩 증가와 감소를 오가는 지표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지만 정책적 시사점은 크다.
정부는 저출산 등 갈수록 낮아지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당면한 경기부진을 벗어나고자 '혁신성장'에 기업이 적극 나서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정부가 성장뿐만 아니라 고용의 부담까지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는 규제개혁이나 철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부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세 등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체적으로 감소했다고 비판하지만 오히려 정부의 노력이 아직 기업의 투자결정을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우리 기업의 주식가치를 제대로 올려놓겠다고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코스피 주가지수가 박스권을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