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선산'과 '파묘', 한국인과 매장문화 사이

기사입력 : 2024년02월13일 13:00

최종수정 : 2024년02월13일 17:17

조상 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욕망 드러내
'파묘'는 베를린영화제 포럼섹션서 곧 공개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2.13 oks34@newspim.com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6부작 드라마 '선산'과 22일 개봉을 앞둔 영화 '파묘'는 제목만으로 보면 한국인의 매장문화와 연관돼 있다. 선산(先山)의 사전적 의미는 조상들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선영(先塋)이라고도 한다. 대개 선산은 문중(門中)과 관련이 있다. 성과 본이 같은 친지끼리 조상님들의 묘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땅이 있는 산이 선산인 셈이다. 파묘(破墓)는 옮기거나 고쳐 묻기, 화장 등을 위해 무덤을 파내는 행위를 일컫는다.

[서울 = 뉴스핌] 영화 '파묘'의 여주인공 김고은. [사진 =넷플릭스 제공] 2024.02.13 oks34@newspim.com

제목의 연관성이나 소위 오컬트 무비(영화를 보는 사람이 공포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호러물의 일종)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들 작품을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수는 없다. 다만 한국인의 매장문화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점에 이런 제목을 달고 나왔다는 지점은 사뭇 흥미롭다. 선산이나 파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시기여서 대중들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때마침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제작)의 장재현 감독이 15일 개막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월드 프리미어 상영 및 Q&A 일정에 참석한다는 소식이다, 베를린 영화제의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는 이 영화는 포럼 섹션 부분에 초청됐다. 이 섹션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색채와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영화들이 초청되는 부문으로 한국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태용 감독의 '만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등이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서울 = 뉴스핌] 영화 '파묘'의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제공] 2024.02.13 oks34@newspim.com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移葬)하는 데 참여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 출연한다. '사바하''검은 사제들'로 한국형 오컬트 무비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화려한 출연진들 역시 예고편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범상치 않은 연기를 펼쳐보였다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선산'(민홍남 감독)은 이른바 '연상호 유니버스'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는 영화다. '부산행''지옥''염력'등의 영화로 눈길을 끌었던 연상호 감독이 그의 조연출을 앞세워 제작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개 당시 비영어권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서울 = 뉴스핌] 드라마 '선산'의 포스터.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4.02.13 oks34@newspim.com

'선산'은 어느 날 존재 자체도 몰랐던 작은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선산을 상속받게 된 윤서하(김현주)가 겪는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사건들을 다뤘다. 그녀는 작은아버지의 죽음을 반기는 이상한 마을 사람들, 갑자기 나타나 선산의 지분을 요구하는 이복동생 김영호(류경수), 불륜을 지지르고 다니면서도 이혼을 거부하는 남편 양재석(박성훈) 등으로부터 시달린다. 극중 지방대학에서 미술전공 학과의 강사로 일하는 윤서하는 세상의 온갖 부조리에 얽히면서 마음고생을 한다. 자신의 앞날을 쥐고 있는 교수(정인기)의 저서를 대필하면서까지 전임교수직을 따내려고 애쓰지만 끝내 성추행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 와중에 선산을 둘러싼 욕망들이 얽히면서 연쇄적인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윤서하와 차안에서 다투다 내렸던 남편이 총에 맞아 처참하게 살해되고, 윤서하로부터 남편의 불륜 행각을 밝혀달라는 청탁을 받았던 심부름센터 직원 역시 같은 방법으로 살해된다. 윤서하는 그 사건의 범인이 김영호라고 확신하지만 뚜렷한 물증은 없다. 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두 형사 최성준(박희순)과 박상민(박병은)이 등장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그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 작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골프장 개발이 예정된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된 윤서하는 잇따른 살인사건 이후 악귀와 악령의 세계로 끌려들어간다. 아파트 문에 닭을 죽인 피로 부적을 써놓고 도망가는 이복동생, 악령을 쫒기 위해 굿을 행하는 무당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서울 = 뉴스핌] 영화 '선산'.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4.02.13 oks34@newspim.com

'선산'은 여주인공 윤서하가 겪는 고통만큼이나 다소 산만한 드라마다. 어느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당대의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들을 나열하다보니 간결한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문중 땅을 둘러싼 소송'과 같은 기사들이 자주 눈에 띄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사회는 지금 끊임없는 개발로 인한 땅과 돈을 둘러싼 욕망의 한 가운데 놓여있다. '선산'에서 세상의 악으로부터 고통받는 윤서하 마저도 땅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파묘'가 어떤 이야기를 펼쳐 보일지는 알 수 없으나 작금의 한국사회는 수 많은 욕망으로부터 전통을 지키기가 힘든 시대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매장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화장문화로 바뀌는 현상은 논외로 치더라도 급격하게 무너지는 전통 속에는 가족의 해체도 포함된다. 이들 영화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담고 있으면서도 지켜야할 그 무엇을 이야기 한다. 그건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