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감성어사전 [ 3. 해질 무렵 ]

기사입력 : 2024년01월31일 13:20

최종수정 : 2024년01월31일 13:26

땅거미 지는 어스름 저녁의 시간
석양은 아름답지만 찰나일 뿐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1 oks34@newspim.com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해가 질 무렵은 모든 것의 경계에 있다. 황혼과 석양이 물들고, 땅거미가 지면서 어스름 저녁이 찾아온다. 순식간에 빛과 어둠으로 나뉜다.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해가 뜰 때보다 해가 질 때 더 감상적이 된다. 태어남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시간이다.

[서울 = 뉴스핌] 석양 무렵 바다 저편으로 지는 태양. [사진 = 양재명 작가 제공]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1 oks34@newspim.com

'어렸을 적 낮잠 자다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학교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와/ 똑같은, 별나도 노란빛을 발하는 하오 5시의 여름 햇살이/ 아파트 단지 측면 벽을 조명할 때 단지 전체가 피안 같다/… / 어디선가 웬 수탉이 울고, 여름 햇살에 떠밀리며 하교한 초등학생들이/ 문방구점 앞에서 방망이로 두더지들을 마구 패대고 있다.' - 황지우 시인 '아주 가까운 피안' 일부.

누구나 한 번쯤 짓궂은 부모님이나 형, 누이에게 속아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 허겁지겁 학교에 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낮과 밤의 경계 어디쯤에 있는 '해질 무렵'은 그래서 아름다운 시간이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서 해가 지는 아프리카 초원을 가로지르는 기린이나 사자, 코끼리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동물들보다도 이글이글 타던 태양이 아프리카 초원을 달구며 서쪽으로 넘어가는 웅장한 석양의 풍경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서울 = 뉴스핌] 길 위에서 만나는 황혼은 우리네 인생의 한 순간을 닮았다. [사진 = 양재명 작가 제공]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1 oks34@newspim.com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 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 서정윤 '노을' 전문

해가 지는 저녁,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은 우리를 황홀하게 만든다. 매일 모습을 달리하는 황혼은 마치 인간에게 주는 슬픈 선물 같다. 이승철이 영화 '청연'의 주제곡으로 처음 부른 뒤 Mnet의 '슈퍼스타K'에서 울랄라세션이 불러 유명해진 '서쪽 하늘'은 노을과 잘 어울린다.

'서쪽 하늘로 노을은 지고/ 이젠 슬픔이 돼버린 그대를/ 다시 부를 수 없을 것 같아/ 또 한 번 불러 보네/ 소리쳐 불러도 늘 허공에/ 부서져 돌아오는 너의 이름/ 이젠 더 견딜힘조차 없게/ 날 버려두고 가지.'
그러나 이 노래와 연관됐던 연예인들 중에서 세상을 달리한 사람이 많다.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장진영과 김주혁이 차례로 세상을 떠났고, 환상적인 편곡을 선보였던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도 저 세상 사람이 됐다.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로 친숙한 이문세의 '붉은 노을'은 고 이영훈이 만든 곡이다. 그도 이 세상에 없지만 그가 만든 붉은 노을은 오늘도 서쪽 하늘을 물들인다. 윤도현밴드나 빅뱅 등 수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하면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해질 무렵 차를 몰고 한강을 건너다가 지는 노을에 취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문득 서해 어디쯤으로 차를 몰아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서울 = 뉴스핌]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석양이 걸려 있다. [사진 = 양재명 작가 제공]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1 oks34@newspim.com

우리에게 서해는 일몰(日沒)의 바다다. 붉은 낙조와 밤의 고요, 끝없는 갯벌의 바다다. 하여, 한 해가 저물 때면 동해보다 서해가 먼저 떠오른다. 정태춘은 서해의 속살을 가장 잘 아는 가수다.
'서해 먼 바다 위론 노을이 비단결처럼 고운데/ 나 떠나가는 배의 물결은 멀리멀리 퍼져간다/ 꿈을 꾸는 저녁 바다에 갈매기 날아가고/ 섬마을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물결 따라 멀어져 간다.' -'서해에서' 일부.
정태춘에게 고향 평택에서 가까운 서해는 특별했다. 재수생활을 접고 인천 부근 해안가에서 군 복무할 때 쓴 곡이다. 고래를 잡으러 떠나던 송창식의 바다도, 영일만 친구가 있는 최백호의 바다도 아니었다. 그에게 서해는 간척지를 밑천 삼아 농사를 짓던 고향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삶의 터전이었다.

해질 무렵은 늘 찰나의 시간이다. 붉은 석양이 온 하늘을 물들이는 순간은 우리 인생의 행복했던 한때처럼 짧고 강렬하다. 그 찰나를 붙들어 둘 재주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음속에 꼭 담아두었다가 한 번씩 펼쳐볼 일이다.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을 배경으로 깔아도 좋다. '해질 무렵 거리에 나가 차를 마시면/ 내 가슴에 아름다운 냇물이 흐르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출구조사 이재명 51.7·김문수 39.3%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1.7%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39.3%에 그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였다.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orea Election Pool·KEP)는 3일 오후 8시 공동 예측(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EP는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소속돼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찬대·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 및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환호하고 있다. 2025.06.03 pangbin@newspim.com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51.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문수 후보는 39.3%로 나타났다. 두 후보간 차이는 12.4%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7.7%로 3위에 그쳤다. 전국 시도별로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가 우세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49.3%, 경기 55.8%, 인천 53.6% 등 수도권에서 우위를 점했다. 광주 81.7%, 전남 80.8%, 전북 79.6% 등 호남권에서도 두 후보들을 따돌리고 크게 앞섰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충청권도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 51.8%, 충남세종 51.3%, 충북 51.1%로 기록됐다. 제주도 이재명 후보에게 57.9% 몰렸다. 보수세가 강한 걸로 평가받는 강원과 울산도 이재명 후보로 돌아섰다. 울산은 이재명 46.5%, 김문수 44.3%로 나타났다. 강원은 이재명 48.4% 김문수 42.2%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선대위원장들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왼쪽부터 양향자, 안철수, 김용태, 나경원, 권성동. 2025.06.03 mironj19@newspim.com 김문수 후보는 대구에서 67.5%, 경북은 64%를 얻어 그나마 보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또한 부산에서도 49%, 경남에서 48.8%를 얻어 가까스로 이재명 후보를 제쳤다. 출구조사는 미리보는 개표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득표율과 당선까지 맞춰 정확성을 인정 받았다. 당시 KEP는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을 48.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8%를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날 아침 최종 발표한 개표 결과에서 윤 전 대통령은 48.56%, 이 후보는 47.83%의 득표율을 보였다. 다만 출구조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는 차이를 보였다. KEP는 해당 선거에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으로 압승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192석이었다. KEP는 격전지 18곳에서 승패를 거꾸로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현재 전국 투표율을 78.80%로 집계됐다. right@newspim.com 2025-06-03 20:31
사진
이준석 7.7%에 선대위 '침묵'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대선 지상파 3사 출구 조사에서 7.7%를 기록했다. 당초 두자릿수를 기대했던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천하람 선대위원장은 "지방선거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천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직후 소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개혁신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를 바라보고 있다. 2025.06.03 choipix16@newspim.com 그는 "이준석 후보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사표 방지 심리와 관행적 투표 심리를 뚫고 압도적 새로움과 미래를 선택해주신, 이준석 후보를 선택해주신 모든 유권자분들이 진심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준석 후보의 대선 도전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며 "거대 양당에 비해 돈과 조직이 압도적 열세인 상황에서 국민만 믿고 멋지게 완주했다"고 평가했다. 천 선대위원장은 "특히 이번에 유례 없이 높은 투표율은 이준석 후보의 2030 젊은 유권자 지지와 중도층의 폭넓은 지지가 국민들의 높은 투표참여로 작동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개혁신당의 구성원들은 이런 성취가 흩어지지 않도록,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도록 이준석 후보와 힘을 합쳐 지방선거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상황실 내 선대위 관계자들은 두자릿수대 득표율을 예측했던 만큼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출구조사 발표 직전, 손깍지를 낀 채 상기된 얼굴로 대기했던 당 지도부들은 결과가 나오자 작게 한숨을 내쉬거나 자리를 이석하기도 했다. 발표 30분 전인 오후 7시31분에는 천 선대위원장이 "다들 고생했다"며 당직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9시쯤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 allpass@newspim.com 2025-06-03 20: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