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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집필지' 군위 인각사서 통일신라~조선조 시대별 기와가마 발견

기사입력 : 2023년12월24일 10:57

최종수정 : 2023년12월24일 10:57

통일신라기 '구들식 가마'...국내 매우 희귀한 고고학적 자료 평가
(재)불교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 결과 발표... 기와가마 5기·삼가마 1기·석렬 3기 등
김진열 군수 "기와가마터까지 사적지 확대 지정 추진"

[군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통일신라사찰인 대구 군위군의 인각사(麟角寺)에서 통일신라기와 조선조에 이르는 시기별 기와가마와 삼가마, 석렬 등 중요 유구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군위군에 따르면 인각사지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에서 조선까지 시기별 기와가마 5기, 삼가마 1기, 석렬 3기 등 중요 유구가 발견됐다.

통일신라사찰인 대구 군위군의 인각사(麟角寺) 발굴지.[사진=군위군]2023.12.24 nulcheon@newspim.com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기와가마들은 통일신라‧고려‧조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양상으로 확인됐다.

조사지역 동쪽에서 서쪽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조성되는 독특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인각사의 창건과 중창 시기의 이동 방향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구들식 가마'는 국내에서 매우 희귀한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된다. 또 가장 완벽한 형태의 '소성실'이 발견돼 동아시아 구들가마의 원형을 밝힐 수도 있는 귀한 유구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소상실'은 조사지역 가장 동쪽에서 확인됐으며 전체 길이는 4m 규모이다.

'소성실' 내부가 조선시대 구들골처럼 회청색으로 단단하게 경화된 '고래시설'이 확인되는 것이 특징이다.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두터운 벽이 연소실과 소성실 사이에 조성돼 있으며, 벽 하단부에는 소성실-연소실로 연결된 여러 구의 '불창'이 확인됐다.

내부에서 중판 선문계 기와편 등이 다량으로 확인되고 있어 적어도 8세기 대에 조성된 것으로 관련 학계는 추정했다.

고려시대 기와가마는 총 3기가 확인되며 능선의 중단부에 가장 넓게 분포되어 나타났다.

전체적인 특징은 소성실과 연소실이 수직 단벽으로 이뤄진 점이다.

내부는 강한 열로 인해 회청색으로 단단하게 경화되어 있다.

통일신라 사찰인 대구 군위군의 인각사(麟角寺)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조선시대 기와가마(오른쪽)와 삼가마(왼쪽)2023.12.24 nulcheon@newspim.com

조선시대 기와가마는 조사지역 가장 서쪽에서 확인되며, 전체 길이가 11m에 달할 정도로 대형이다.

평면형태는 세장(細長)한 형태의 원추형이다. 소성실과 연소실의 높이차가 80㎝정도로 단차가 매우 크며, 수직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 성과는 생산유적과 건축유적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로 평가된다.

발굴지는 이달 말까지 동계 보존조치(복토) 후 내년 상반기 추가 정밀조사와 동쪽 능선에 대한 확대 조사를 추진할 계획으로 앞으로 그 성과가 기대된다.

유구 발견 소식이 김진열 군위군수와 박수현 의장, 군의원들이 지난 22일 현장을 찾아 발굴조사 성과를 공유했다.

군위군이 지원하고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이번 발굴은 인각사지 동쪽 100m 구릉지 1823㎡를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시작됐으며 인각사에 기와를 공급하던 가마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김진열 군위군수와 군의원들이 지난 22일 인각사 발굴지에서 확인된 통일신라 기와가마 유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다.[사진=군위군]2023.12.24 nulcheon@newspim.com

김진열 군위군수는 "이번 발굴조사는 삼국유사의 산실인 인각사의 역사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밝힌 계기"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존과 삼국유사의 가치를 알리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군위 '인각사'는 통일신라기인 643년(선덕여왕 12)에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했으며 '절의 입구에 서 있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가 속전(俗傳)에 기린이 뿔을 이 바위에 얹었다' 하여 인각사라 칭했다고 전한다.

이후 고려조에 일연 스님이 중창하고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으로 1992년 사적지로 지정됐다.

인각사지는 지금까지 13번의 고고학적 조사가 진행됐다.

그동안 통일신라~조선시대 신라에서 조선까지 시대별로 수많은 건물지와 유물이 발견되었으며, 2008년 발굴조사에서는 2018년 보물로 지정된 '청동공양구 일괄'이 빛을 보며 인각사지의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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