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친환경 확장 업적에 도전 명분
윤석열 정부 '패싱' 논란, 공정으로 부담 줄여
3억원 어치 주식 매입, '사실상 3선 연임 시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포스코그룹이 지난 19일 현 회장의 연임시 혜택을 없애는 등 '포스코형 신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한 이후 최정우 회장의 3연임 여부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로 임기를 채운 재임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그동안 포스코그룹을 철강 회사에서 이차전지 소재와 친환경 사업의 종합 기업으로 확장시켰으며,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등 업적이 있어 3연임 명분도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
반면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 번도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하는 등 현 정권과 좋지 않은 모습이 부담이다. KT사태가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어 최 회장이 임기를 채우는 연임 회장으로, 3연임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앞두고 3연임 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닫았다. 그룹 내부에서도 "3연임 여부는 회장님만 알고 있다"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절차를 투명화하면서 외부 개입 가능성이 낮아져 오히려 부담감이 적어졌다.
포스코는 대표이사 회장 선임과 관련해 4가지 규정을 개선했다. 우선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했고, 회장후보인선자문단 제도를 신설했으며, 회장 후보군 자격요군 구체화 및 사전 공개, 이사회 산하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 운영이 그것이다.
이사회는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 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선임 절차를 시작하도록 했다. 이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위원회'가 회장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를 진행한다. 여기에는 현직 회장인 최정우 회장도 후보에 포함될 수 있어 3연임 의사를 당분간 밝히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발굴한 회장 후보군의 자격 심사를 위해 외부의 저명인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인선자문단도 구성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자문단의 평가를 회장 후보들의 자격 심사에 반영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건은 △경영 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진실성·도덕성 등 5가지 항목으로 구체화했다. 여기에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면 이 5가지 항목에 대한 상세 기준도 공개하겠다고 해 외부 개입 여지를 원천 봉쇄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이사회 산하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운영할 예정이다. 사내 회장 후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된 내부 후보군과 주주추천 등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을 상시 발굴해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최 회장이 지난 18일 약 3억원을 들여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매입한 사실도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은 3338주에서 4038주로 늘었는데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연임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 회장은 최근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사실도 알려졌다.
현재 최 회장을 제외한 유력한 회장 후보로는 내부에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과 전직 인사로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꼽히고 있다.
최 회장이 3연임에 나서든 멈추든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5년 5개월 째 최정우 회장 체제인 포스코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