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욱 지회장 "경영진 비위 폭로 후 즉각 대응 요구"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가 30일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에 경영진의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경영진의 비위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직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회사 측은 아무런 답변 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만을 운영하고 있다"며, "경영진 내부에서의 문제 해결이 어렵기에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경영진의 비공개 회의 운영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또 "노조는 경영쇄신위원회에 경영진 외의 직원 참여를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최근 5주간 비상경영회의 관련 뉴스를 통해서도 구체적인 문제 사례나 해결책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폐쇄적으로 경영쇄신위원회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 회사 내부망에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재 카카오 내부에 상황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도 공유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가운데)의 모습. [사진=카카오] |
다음은 카카오 노조의 입장문 전문이다.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
누군가의 일방적 호혜로 만들어진 것은 신기루와 같습니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직접 경험한 사실입니다. 신뢰와 소통, 근무제도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중요한 가치들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고 그 자리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의도만이 채워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의 근무제도가 이렇게 불안정해진 것은 선임된 경영진마다 본인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근무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뜨겁게 이슈가 되었던 경영진의 특혜 또한, 크루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경영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에 의해 합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독단적으로 운영하여 살림살이가 나아졌나요?
우리는 더 이상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소수의 경영진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변화는 불가능합니다. 다수의 공감과 합의 없이 소수 경영진의 결정에 의해 변화가 추진된다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크루유니언은 이번 혼란을 수습하고 앞으로의 쇄신을 위해 경영쇄신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경영지원총괄의 SNS를 통해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는 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여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또한 크루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 카카오 공동체 크루들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책임하게 특권과 특혜를 유지한 경영진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2. 경영지원총괄의 폭언과 욕설은 ①지위와 우위를 활용한, ②적정한 업무범위를 벗어나, ③다수의 크루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며, 장애인을 비하는 단어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기준에 부합되며 어떤 좋은 의도가 있었거나 실수라고 해도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욕먹을 만했다를 상황에 따라 허용하게 된다면 크루들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기에 이번 행위는 여론재판이 되어서는 안 되며, 특혜/비리 척결과 다른 측면으로 준법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여 팩트체크를 진행해야 합니다. 대상자 또한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기에, 준법신뢰위원회의 공정한 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경영쇄신위원회에 크루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최근 5주간 비상경영회의 관련 뉴스를 읽어보아도 구체적인 문제사례나 해결책이 공개되지 않고, 크루들에게 회의 내용이나 아젠다를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공동체 경영진은 최근 카카오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남용사건에서 보듯이 이미 자체적인 자정 능력을 잃었기에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과 다수에 의한 민주적인 통제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크루들의 눈으로, 크루들의 눈높이에서 불의, 불공정, 불합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대부분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들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습니다. 진정한 쇄신은 그 과정부터 새로워야 합니다. 사익을 추구하다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크루유니언은 인적쇄신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크루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론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영쇄신위원회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바랍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