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예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공 행진을 벌이던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항목에선 가격 하락이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맥밀런 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 산업이 지난 3년간 가격 상승 이후 디플레이션의 시대로 접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식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25%나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을 압박했다.
맥밀런 CEO는 "우리는 식품과 소모품 가격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회사가 디플레이션 여건을 맞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맥밀런 CEO는 디플레이션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월마트는 미국 내의 최대 유통업자로 식료품은 회사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뉴저지 테터보로의 한 매장에서 월마트 직원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17 mj72284@newspim.com |
최근 몇 달간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둔화했지만, 여전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다만 하위 항목 중 베이컨과 해산물, 달걀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가전제품과 전화기, 항공권, 장난감 가격 역시 내렸다.
디플레이션을 예상한 것은 맥밀런 CEO만이 아니다. 이번 주 초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 역시 미국에서 디플레이션 추세가 시작됐으며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곧 시작할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물가에 고통받아 온 소비자들에게 디플레이션이 당장은 반길 만한 소식이 될 수 있지만 경제 전반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이날 월마트는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분기 말 소비 지출이 다소 약화한 후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3분기 월마트의 조정 주당 순익(EPS)은 1.53달러로 전망치 1.52달러를 웃돌았고 매출액 역시 기대치인 1597억2000만 달러보다 높은 1608억 달러로 집계됐다.
회사는 전체 회계연도 주당 순익 가이던스를 6.40~6.48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예측치가 6.48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마트가 기대보다 못 한 실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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