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대법,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무죄 취지 파기환송

기사입력 : 2023년10월26일 11:52

최종수정 : 2023년10월26일 11:52

위안부에 '매춘',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 등 표현 
1심 무죄→2심 벌금 1000만원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표현하는 등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유하(66) 세종대학교 명예교수가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6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명예교수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25일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서울동부지방법원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범준 기자 nunc@

박 명예교수는 2013년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위안부가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고 기술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5년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은 박 명예교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저술한 주요 동기는 그 나름의 한일 양국의 화해 및 신뢰 구축 목적"이라며 "고소인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그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명예교수가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고의도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와 군부가 아시아 전역에 위안부 수용소를 설립하는 데 관여한 사실이 명백하고 여성 피해자들은 의사에 반해 엄청난 성폭행을 당한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박 명예교수가 책 일부에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이를 접하는 독자들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위안부에 들어가 성매매를 했고, 일본군과 정부가 강제 동원을 하지 않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는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독자로서는 (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전체보다는 자신이 위안부라고 밝힌 피해자들을 떠올리게 된다"며 1심과 달리 피해자도 특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박 명예교수의 표현을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의 표명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할 만한 '사실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명예교수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본 문학과 한일 근현대사를 연구하던 중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결과로 이 사건 도서를 발표했다"며 "그 과정에서 통상의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거나 피해자들의 자기 결정권,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이들의 존엄을 경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해당 도서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맥락에 비춰 박 명예교수가 검사의 주장처럼 일본군에 의한 강제 연행을 부인하거나, 조선인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매춘행위를 했다거나, 일본군에 적극 협력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사건 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전체 규모나 조선인 비율에 비춰 조선인 위안부를 구성원 개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소규모 집단이거나 균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박 명예교수의 각 표현이 피해자 개개인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의 진술에 해당한다고도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개인이나 구성원 개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소규모 집단이거나 균일한 특성을 갖고 있는 집단에 관한 과거의 구체적 사실의 표현은 사실 적시에 해당할 수 있으나, 이를 넘어서는 집단에 대한 일반·추상적 표현은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의 표명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끝으로 재판부는 "박 명예교수의 표현이 학문의 자유로서 보호되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원심은 각 표현이 명예훼손 혐의의 사실 적시에 해당함을 전제로 일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의 사실 적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hyun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