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둔성 발언했다 "잘못 생각" 사과
"경찰 내사 중…결과 기다려달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소속 부장판사에 대해 "그렇게 경우 없는 분은 아니다"라고 두둔성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윤 원장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 17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차문호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을 조사하지 않는다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경찰 내사 결과를 기다려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수원고법 및 서울중앙·인천·수원지법, 서울행정·가정·회생법원 등 1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4 pangbin@newspim.com |
박 의원은 "차 부장판사가 만찬을 함께한 인사들과 관련된 재판을 했는데 이들이 모두 원고일 때 피고 측 항소가 기각되거나 원고가 일부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상한 모임과 우연치 않은 이상한 관계에 의문점이 없느냐"라며 "저는 야릇하게 느껴지는데 법관윤리강령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지난 6월 차 부장판사가 기업 관련 민사 재판부를 맡고 있던 2020년 경 기업인들과 고급 식당에서 수차례 만나 접대를 받은 정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언론에 아주 안 좋은 사람처럼 비춰지지만 오랫동안 법관 생활을 같이해서 잘 알고 있는데 그럴 정도로 경우가 없는 분이 아니다"라며 "제가 물어본 결과 단순 친목 모임으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도 없다고 하니 일단 본인 말을 믿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또 "그 모임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서 모함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라며 "이분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과 명예 실추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경찰에서 내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서도 내사 결과를 받아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확실한 조사가 필요한 것 같은데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법관 징계에 대해 제 식구 감싸준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국감장에서 검증되지 않는 일로 평판이 무너져 내릴까봐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재보충 질의 과정에서 "개인의 평판은 걱정되고 사법부 불신은 눈에 보이지 않느냐"며 매우 부적절한 답변이었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윤 원장은 "제가 소속 법관의 처지만 생각하고 다소 온정적 태도를 보인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윤리감사관실에서 사실관계를 확정한 다음 징계사항이 있으면 엄정하게 조치해달라고 얘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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