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사용 0일 직원 25.5%, 3일 이하 37.9% 달해
미사용연차 전액 금전보상…3년간 2100만원 '최대'
한병도 "노사, 연차 취지 맞게 내부규정 개선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한국조폐공사 직원의 연차 사용률이 극도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미사용 연차휴가를 전액 금전 보상해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3년간 75일의 연차가 부여된 한 직원 경우 단 하루만 사용하고 무려 2100만원의 보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에 따르면, 조폐공사 직원들의 연사사용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차를 단 하루도 하지 않은 직원 비중이 2018년 9.8%, 2019년 16%, 2020년 29.9%, 2021년 29.5%, 2022년 25.5%에 달했다. 반면 부여된 연차를 모두 소진한 직원은 2021년 1명(0.1%), 2022년 8명(0.6%)에 불과했다(표 참고).
[자료=한병도 의원실] 2023.10.24 dream@newspim.com |
조폐공사 직원들의 연차 사용이 부진한 이유로는 노사 단체협약과 내부규정이 지목된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공사 직원이 부여된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 일수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고연차 직원들이 의도적으로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수백만원의 보상금을 수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A직원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75일의 연차가 부여되었지만 단 1일만 사용하고, 보상금으로 2,103만원을 수령했다.
또 B직원은 2021년과 2022년 부여된 연차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않고 1,357만원을, C직원도 2019년과 2022년 1,300만원을 수령했다.
조폐공사 연차보상금 집행액도 2018년 39억 8000만원에서 2019년 40억 4000만원, 2020년 42억 4000만원, 2021년 45억 5000만원, 2022년 49억 8000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수출입은행 등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공공기관의 연차보상액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왼쪽)이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병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2023.10.24 dream@newspim.com |
한편 현행 근로기준법(제61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연차 유급휴가 촉진을 위한 조치를 이행하고, 각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미사용 휴가에 대해 보상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수출입은행이나 투자공사 등 타 공공기관에는 연차 사용 촉진을 위한 내부규정이 있지만, 조폐공사에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병도 의원은 "연차 유급휴가는 근로자 휴식권 보장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부여되는 것"이라며 "금전적으로 보상 받기 위해 연차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부여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폐공사 노사는 연차 사용 촉진을 위한 내부 제도 개선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