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기 대비 3분기 매출·영업익 올라 상승세
삼성, 반도체 적자로 스마트폰 사업 등에 의존 여전
"반도체 감산 통한 적자 감소 및 수익구조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3분기에 나란히 실적 개선을 하며 올해 하반기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주력·미래 사업 모두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여전히 수조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도체 적자 폭 감소 및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잠정실적)을 기록하며 3개 분기만에 '조 단위' 실적을 올렸다. 6000억원 대에 머물던 1분기와 2분기에 비해 약 4배가량의 실적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3분기 매출액도 67조원(잠정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0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올 들어 가장 높은 매출 수치인 20조7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9967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4974억원)에 비해 2분기에는 74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50.5% 감소했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면서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LG전자가 4분기에도 이 같은 호실적을 유지하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적자 폭 해소 및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스핌DB] |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실적 개선에 나란히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양 사의 사업 부문별 실적 내용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아직도 불안정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서도 수조원 대의 반도체 부문(DS) 적자 발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의 적자가 났다.
지난 분기에 비해 반도체 부문에서 일부 적자 폭을 줄였지만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 비메모리 적자 등으로 아직 반도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인 탓에 전년 동기(10조8520억원) 수준 만큼의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하반기까지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지 못한 채 다른 사업 부문에 의존하는 '반쪽짜리' 영업이익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조 단위 영업이익을 이끈 것은 스마트폰과 SDC(디스플레이) 등의 사업 부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Z플립·폴드5'의 실적 향상과 아이폰15에 대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제품 납품 등의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은 스마트폰(3조6000억원)과 디스플레이(1조6000억원) 부문에서 수익성을 내면서 전체적인 실적을 끌어올린 것 같다"며 "반도체 부문에서는 3조원대 중반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주력 및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뉴스핌DB] |
반면, LG전자는 기존의 주력 사업인 가전을 비롯해 미래 성장동력 사업인 전장 등 부문에서 모두 실적 개선을 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본부 수주잔고는 2020년 55조원에서 2021년 60조원, 지난해 말 80조원, 올해 말에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활가전은 볼륨존(중간가격대시장) 공략과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를 앞세운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가 이뤄지면서 호실적에 기여했다. 또 TV사업은 수요 감소에도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통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 기조와 가격 상승 등을 통한 반도체 부문의 적자 폭 감소 및 수익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SK하이닉스에게 아직 밀리고 있는 만큼, 수년 째 동일한 영업이익 구성 요소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 영역 발굴을 해야 큰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4분기와 내년 초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삼성이 올해 하반기 반도체 감산 등의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