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측 "봉투 봐서 알아…6000만원 아닌 2000만원"
검찰 "사실관계 축소 무죄 주장, 증거인멸 염려 높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해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이 "선출직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수행할 기회를 달라"며 불구속 재판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10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의원에 대한 1차 공판과 보석심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8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8.04 pangbin@newspim.com |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수수한) 금액 부분이 다르고 피고인이 표를 매수했다는 부분도 납득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당시 협의한 내용이나 실제로 (봉투 안을) 본 바로는 100만원이 든 봉투 10개씩 2번, 총 2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고생한 의원들에게 감사 표시를 하려는 취지에서 돈봉투를 주자고 제안한 것이지 100만원을 주고 표를 사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변호인은 "수사 단계에서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해서 구속이 됐는데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상황이고 피고인의 지위에서 도주할 우려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없다"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했다.
지난 8월4일 구속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윤 의원은 "저를 뽑아주신 국민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하고 하루하루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법정에서 성실히 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과 지역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원인 만큼 국회 의정활동과 지역 주민을 대표한 활동 등 선출직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윤 의원은 유일한 가족인 배우자가 보호자 없이 홀로 항암치료 중인 사정도 고려해달라고 했다.
반면 검찰은 윤 의원의 태도나 증거인멸 전력을 볼 때 여전히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높고 사건이 중대하다며 신속히 보석 기각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주거지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핵심 공범인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와 수차례 연락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며 "지역구 사무실에서 물적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수수한 금액이 6000만원이 아니라 2000만원이라고 사실관계를 축소하고 금품 제공 지시·권유·요구 범행이 준비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수수한 국회의원은 함구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다음 공판을 열고 이 전 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이날 공판은 공소사실이 겹치는 강 전 감사 사건과는 병합된 상태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 사건과는 병행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윤 의원은 2021년 5월 2일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같은 해 4월 27~28일 강 전 감사, 이 전 부총장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박씨로부터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윤 의원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 등에서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현역 의원 20명에게 살포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으나 수수자 수사와 함께 처리하기 위해 이번 기소 대상에선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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