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됐지만 광주은행 등 4곳만 취급
상반기 9곳 추가 무산, 하반기 단계적 확대
매달 '오픈런' 촌극, 정책 취지 무색 지적
연체율 등 은행권 부담 커, 후속 대책 논의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지원 강화 일환으로 추진중인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최저신용특례)'이 출시 1년이 지나도록 공급망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높은 연체율에 따른 은행권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자발적 참여 유도에 앞서 상생금융 취지에 걸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과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 등에 따르면 4일 기준 최저신용특례 취급처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웰컴저축은행, DB저축은행(서울 거주자만) 등 4곳에 불과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2022.03.25 pangbin@newspim.com |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선보인 최저신용특례는 대표적인 서민지원금융인 햇살론15 신청이 거절된 경험이 있는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금융보호망에서도 제외된 취약계층을 위한 현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최대 1000만원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고 최장 6년(거치기간 1년+상환 5년)까지 분할납부하면 된다. 금리는 15.9%지만 성실상환시 대출기간 3년인 경우에는 1년마다 3%포인트(p), 5년인 경우에는 1년마다 1.5%포인트(p) 감면한다.
지난해 10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두 곳을 대상으로 최저신용특례를 도입한 금융당국은 같은해 4분기 웰컴저축・하나저축・DB저축・NH저축은행 등 4곳, 올해 상반기 신한저축・우리금융저축・BNK저축・IBK저축・KB저축은행 등 5곳을 확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각 금융사들이 내부사정을 이유로 출시를 연기하면서 1년이 지난 지금도 취급은행은 4곳(NH저축은행은 한도소진으로 취급중단)에 불과한 상태다.
취급점이 부족해 출시와 동시에 하루에 각 은행별 한도가 모두 소진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이라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달 중순경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시작으로 10월 하나·신한저축은행, 12월 KB저축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최저신용특례 취급을 시작하면서 조금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위해서는 다양한 은행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서금원 등은 타 은행들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중이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저신용특례 자체가 강제성이 없으며 손실금액을 모두 금융당국에서 책임지지만 영업적인 측면에서는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최저신용특례 취급에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연체율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연체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은행 전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저신용특례 연체율은 따로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은행권에서는 10%를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최저신용특례를 주로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지난해말 대비 1.92%포인트(p) 상승한 5.33%에 달해 가뜩이나 연체율이 높은 최저신용특례를 확대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도 서민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취저신용특례에 560억원 예산을 편성하고 연간 2800억원 규모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은행권 참여를 유도할 추가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건전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연체율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연체 위험성이 높은 상품을 취급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미 은행등은 서민지원 상품을 많이 운용하기 있다.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있어서 참여가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