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빅테크에 도전장
한국어 특화 모델 기반으로 국내 시장 선점 목표
'하이퍼클로바X' 공개에 긍정론 확산...네이버 주가 6%↑
대항마 챗GPT와 경쟁...구글·메타도 '가세'
카카오도 하반기 AI 시장 참전...국내 AI 시장 각축전 예상
[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네이버가 24일 초거대 인공지능(AI)으로 분류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선 한국어 특화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 저변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전세계에서 3번째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한 이후 2년 만에 이를 고도화한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이날 정식으로 선보였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Hyperscale AI) 기술 총괄은 "전략적으로 한국 시장에 집중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서비스를 원하는 B2C와 B2B 기업들은 네이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R&D와 제품 생산까지 하는 풀 버티컬 AI 그룹은 전 세계에 네이버 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Press Q&A에 최수연 대표와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 김용범 Search US AI 기술총괄, 최재호 AiRSearch 책임리더 등이 참석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사진=배요한 기자] |
◆ '하이퍼클로바X' 공개에 긍정론 확산...네이버 주가 6%↑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AI 검색 '큐(CUE):'가 소개됐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상거래(커머스), 창작, 금융 등 기존 사업과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수연 대표의 오프닝 키노트를 시작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의 AI 서비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네이버의 주가가 상승 폭을 키워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기술 공개가 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일(24일)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6.26% 오른 22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네이버는 AI 공개 일정을 공식적으로 밝혀 오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하이퍼클로바 출시가 공공연하게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기도 했다"라며 "이번 발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챗GPT 대항마로 주목받은 네이버의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CLOVA X)는 오늘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수한 한국어 능력과 더불어 영어와 프로그래밍 역량을 강화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백본(back-bone)으로 구축한 서비스다. 클로바X는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 능력이 바탕이 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성낙호 기술 총괄은 "클로바X는 개인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클로바X는 뛰어난 한국어 및 영어 능력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비즈니스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 것부터 면접 연습,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는 11월부터 네이버 검색에 순차적으로 통합 적용될 예정이다. 김용범 기술 총괄은 "9월에 출시할 SA(Stand Alone), 10월에 출시하는 통합 검색으로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하고, 큐:라는 새로운 생성형 AI 검색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검색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초창기 AI 시장은 B2C보다는 B2B 시장에서 수익 창출 기회가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하이퍼스케일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와 생성형 AI 구축을 원하는 기업 고객을 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를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비즈니스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 (Project CONNECT X)'도 소개됐다. 디자인, 코딩을 비롯한 전문적인 업무를 초대규모 AI의 도움을 받아 훨씬 쉽게 수행할 수 있으며, 자료 탐색 및 문서 작성, 일정 조율 등 분산된 업무들을 연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대항마 챗GPT와 경쟁...구글·메타도 '가세'
현재 AI 검색 시장은 MS의 챗GPT가 선점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올 가을 구글은 새로운 초거대 AI '제미니'를 출시하고, 메타도 이달 안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AI '코드 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AI 생태계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도권 확보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네이버는 빅테크 AI와의 경쟁보다는 한국어 특화 생성 AI를 고도화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 시장 선점에 우선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는 양질의 한국어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우수한 한국어 능력과 함께 한국 사회,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 국내 다양한 업계에서 생산성 도구, AI 서비스 등 기반 기술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대중 서비스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플랫폼 파트너, 기업 고객, 사용자 등 다양한 파트너들의 니즈를 파악한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국가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우수한 AI 기술을 개발하며 한국 AI 생태계가 더욱 확장되고 고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팀네이버 컨퍼러스 단(Dan)23'. [사진=네이버] |
◆ 카카오도 하반기 AI 시장 참전...국내 AI 시장 각축전 예상
이날 네이버가 생성형 AI를 공개한 가운데 국내 인터넷,포털의 양대 축인 카카오도 연내 생성형 AI를 공개할 예정이다. 포털 검색 시장 점유율을 두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양사는 향후 국내 AI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한국어 특화 초대규모 AI 'KoGPT 2.0'을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한국형 대화 생성 AI 서비스인 'KoChatGPT(가칭)'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인 '칼로(Karlo) 2.0'과 의료영상 기반의 판독문 초안 생성 서비스인 'AI-CAD 엑스레이 웹 데모'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지난 5월 'GAA 2023' 행사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언어모델 자체를 오픈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카카오브레인은 내부적으로 3~4개의 프로젝트팀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현재) 이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내 1개 정도의 프로젝트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AI 사업 현황을 전한 바 있다.
yo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