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의 가계저축액이 지난달 감소세를 기록했다. 감소한 저축액 중 일부는 대출 상환에, 일부는 재테크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위안화 예금이 전년 대비 1조 1200억 위안(약 204조 9000억원) 감소했고, 이 중 가계저축액은 8093억 위안 감소했다고 밝혔다.
저축액이 감소한 데에는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우선 인출한 예금을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대출 조기 상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 상환에 예금을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대출잔액이 감소한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신규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007억 위안, 전년 동기 대비 322억 위안 감소했다고 밝혔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 거시 연구팀은 "6월 신용대출은 급증한 반면 부동산 구매 수요는 여전히 부진했다"며 "7월 들어 기존 대출 자금과 예금을 활용한 대출 상환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테크 시장에도 예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광파(廣發)증권 고정수익 수석 애널리스트 류위(劉郁)는 "7월 가계 및 기업의 신규 예금은 2조 3000억 위안 감소했고, 같은 기간 재테크 규모는 1조 6000억 위안 증가했다"며 "가계와 기업의 예금액이 재테크로 옮겨간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 부진이 중국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초과 저축액을 소비로 전환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인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 시키면서 예금 감소분이 소비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오롄(招聯)금융 수석 연구원 둥시먀오(董希渺)는 "7월 부동산대출이 감소한 것은 가계의 융자 수요가 여전히 부족한 것을 보여준다"며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전망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부동산담보대출 금리가 높아 신규 대출 금리와 차이가 커진 것 역시 가계의 대출 조기 상환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라며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단계적으로 낮춰 부동산 구매 부담을 낮춰야만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완훙위안증권 자둥쉬(賈東旭) 연구팀은 "7~8월 지급준비율이 0.25%p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지준율 인하만으로는 은행권의 금리차 축소 부담을 해소할 수 없는 만큼 예금 금리가 또 한 번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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