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자금 이탈 움직임 감지
주요 테마주, 3거래일 만에 급락 전환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초전도체 테마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에도 초전도체 광풍이 불고 있다.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 속 뚜렷한 이슈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서 나온 투자 이슈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집중되고 있다.
다만 관련 기술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데 더해 관련 종목의 실제 연관성이 모호하다며 단기 급등을 경계하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 플랫폼 윈드(Wind) 자료에 따르면 현재 A주 내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15개로, 이 중 다수 종목이 이달 들어 강세를 연출했다. 국람검측(國纜檢測·301289)과 중부실업(中孚實業·600595), 천진백리특정전기(百利電氣·600468), 법이승(法爾勝·000890) 등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고, 국람검측의 경우 2일 간 40% 이상 폭등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2일 보도에서 "3월과 5월 급등했던 초전도체 테마주가 '권토중래'했다"고 평가했다.
[사진 = 셔터스톡] |
A주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 역시 최근 과학계의 초전도체 구현 성공 소식에 반응한 결과다. 국내 연구팀이 상온·상압 조건에서 납과 구리, 인회석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고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한 뒤 미국과 중국 등이 한국 연구팀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이 호재가 됐다.
특히 중국 화중(華中)과학기술대학교가 2일 LK-99 합성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A주 테마주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웠다.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은 이날 LK-99 합성에 성공한 사례를 동영상으로 공개하며 자기부상 열차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마이스너 효과'를 재현했다고 주장했다.
'꿈의 기술'로 여겨져 온 초전도체 구현에 가까워지고 실생활에 적용될 경우 관련 기술이 거대한 상업적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주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다만 해당 논문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검증이 끝난 뒤라도 상용화까지 오랜 시일이 필요한 만큼 섣부른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 역시 부담을 느낀 듯 잇달아 초전도체 사업 관련 공시를 내고 있다. 관련 사업 수익성이 낮거나 업무 연관성이 없다며 선을 긋는 기업들이 대다수다.
법이승은 "회사는 아직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 않고, 주력 사업과도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금속제품 기업으로 신고한 법이승은 강선 제품 생산 판매와 생활 쓰레기 여과 및 처리 설비 개발·생산 등이 주력 사업이다.
심지어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회사 매출은 2018년의 16억 9800만 위안(약 3066억원)에서 지난해 6억 7800만 위안으로 급감했다. 순익은 5년 연속 적자로, 올해 상반기에는 800만~1200만 위안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천진백리특정전기는 2일 주가 이상 변동 공시를 내고 "초전도체 관련 분야에 진출해 있지 않고 관련 연구개발(R&D) 및 투자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하에 베이징 잉나(英納) 초전도기술유한회사가 있지만 비스무트 계열의 고온 초전도케이블 생산이 주력 사업으로 '상온 초전도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람검측 역시 "자사는 전선과 케이블, 광케이블 등에 대한 검사·검측 서비스 제공 업체"라며 "고온 초전도케이블이 주요 서비스 대상에 하나지만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더러 상온 초전도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예광금연(豫光金鉛·600531), 금휘주식(金徽股份·603132), 강소영정(永鼎股份·600105), 중부실업 모두 초전도체와 무관하거나 고온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이지만 상온 초전도체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가의 단기 급등 뒤 차익 실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2일, 대형 기관 투자금 3억 위안 이상이 중부실업에서 빠져나갔다. 2015년 7월 23일 이후 단일 최대 유출액이다.
3일 11시(현지시간) 현재 다수 테마주가 급락 중이다. 천진백리특정전기만 3%가량 올라 있고, 법이승과 중부실업, 예광금연, 금휘주식 모두 9% 이상 급락하며 하한가 직전까지 밀렸다. 강소영정도 8% 이상, 국람검측도 2%가량 내렸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