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앤지 슈에 씨는 최근 한국행 항공편을 끊었다. 그가 항공편 예약 다음으로 한 것은 숙박도 아닌 바로 퍼스널 컬러 상담 예약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동영상으로 접했다는 퍼스널 컬러 진단. 30곳이 넘는 곳에 문의한 끝에 겨우 예약 날짜를 잡았다. 슈에 씨는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Z세대(190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들이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기 위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전했다.
퍼스널 컬러 진단 받는 여성. [사진=뉴스핌DB] |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란 개인이 가진 고유 신체의 색과 잘 어울리는 색으로, 퍼스널 컬러 전문가는 맞춤형 색을 진단해 고객이 옷을 구입할 때나 색조 화장품을 고를 때 도움을 준다. 자신과 맞는 색상으로 코디하면 보다 생기있고 화사해 보일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퍼스널 컬러 진단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인, 기업인, 사회 엘리트층 사이에서 항상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활용해온 방법"이어왔지만 최근 열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한류'에 있다고 알렸다.
한국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약 3년 전부터이지만 최근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퍼스널 컬러 상담이 소개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울의 한 퍼스널 컬러 스타일리스트 백모씨는 블룸버그에 "팬데믹이 한창일 때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콘텐츠를 많이 접한 것 같다"며 "방송에서 퍼스널 컬러가 자주 언급되다보니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Z세대들의 이목을 사로잡게 한 '기폭제'는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올해 4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이다. 영상 속 퍼스널 컬러 상담을 받은 그는 '겨울 다크' 진단을 받았다.
블랙핑크 지수가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행복지수 103%'에 올린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
Z세대의 온라인 놀이터 틱톡(Tiktok)에는 '한국 퍼스널 컬러 분석'(Personal Color Analysis Korea) 영상들의 총 조회수가 3억7500만회에 달한다. 한국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 예약하는 방법부터 체험기, 컬러 유형별 코디법 등 동영상이 쏟아진다.
퍼스널 컬러 진단은 최근 미국 뉴욕, 캘리포니아주 등 대도시에서도 유행하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한 곳의 경우 3시간 동안 진행하는 상담 세션에 545달러가 든다. 한국에서는 약 80~160달러다.
스타일리스트 백 씨는 "전 세계에서 오지만 대부분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과 같은 도시에서 온다. 중동, 중앙 아메리카에서 온 고객도 있다"고 알렸다.
블룸버그는 한국 방문객들 사이에서 '퍼스널 컬러' 트렌드는 한국 관광 산업에 이익이라고 진단했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은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과 화장품을 새로 구입할 수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도 이를 의식한 듯 퍼스널 컬러 상담을 관광 홍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사가 지난달 19~22일 뉴욕 록펠러 센터와 협업으로 개최한 '셀러브레이트 코리아 앳 록펠러 센터' 행사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 팝업 스튜디오를 열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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