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혐의 1심 무죄 "위법·부당행사 단정 못해"
검찰 "1심 판단 납득 불가"…핵심 관계자 증인신청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항소심에서 "김학의 사건은 검찰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라며 검찰을 직격했다.
이 전 고검장은 18일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월 1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수사 외압' 관련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2.15 hwang@newspim.com |
그는 "검찰의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는 검찰의 존재 자체를 형용모순으로 만들었고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정작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장막 뒤에 숨어 수사를 피하고 반성은커녕 출금 사건을 일으켜 프레임을 전환하면서 저를 김학의와 뒤섞어 놨다"고 했다.
이어 "참으로 저열한 행위"라며 "본질은 결코 변할 수 없고 이번 항소심 재판에서도 명백히 입증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1심의 무죄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정에서 약 40분 동안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1심은 피해자 측인 안양지청 관계자들의 일관적인 진술과 피고인 측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관계자들의 진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피고인 측 진술만 취해 사실을 확정했다"며 원심이 사실을 오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증인신문이 이뤄졌던 이현철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현 수원고검 검사), 배용원 전 차장검사(현 청주지검장), 장준희 전 부장검사, 김형근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 수사지휘과장 등 4명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1심에서 증언했던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항소심 재판부가 다시 들어보고 직접 신빙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고검장 측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증인신청을 기각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해당 증인들에 대한 검찰 측의 입증취지와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보고 추후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19일에 열린다.
이른바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로 근무하던 이규원 춘천지검 부부장검사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던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019년 3월 22일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는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불법으로 막았다는 의혹이다.
이 전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같은 해 6~7월 경 당시 이현철 안양지청장 등 지휘부를 통해 안양지청 수사팀 검사들이 불법 출금에 관여한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고인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직권을 남용해 수원지검 안양지청 검사들에게 위법·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전 고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중단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전 고검장의 행위로 수사 방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는 위법하나 일반 출국금지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인정된다며 이 검사와 차 연구위원, 이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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