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농가 반발 확산..."정부 계획은 농촌 현실 무시 처사"
[영양=뉴스핌] 남효선 기자 = 정부의 '건고추 저율관세할당(TRQ)물량 도입계획' 관련 전국 고추농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영양군이 "건고추 TRQ 수입결정 재검토와 도입시기를 늦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달 20일 '건고추 저율관세할당(TRQ)물량 도입계획'이 담긴 '농식품 물가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최대 고추산지인 경북 영양군의 건고추 유통 현장.[사진=영양군]2023.07.09 nulcheon@newspim.com |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전국고추 최대산지인 영양지역의 고추농가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고추가격 안정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건고추 저율관세할당 수입결정은 영양군은 물론 국내 고추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지역 고추농가의 우려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추가 거래되고 있는 서안동농협공판장 6월 기준 산지가격은 8040원(600g)으로 평년 대비 1만1401원(600g)의 70%선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6월호)에 따르면 국내 재고량은 약 8000t으로 평년대비 14.5% 증가로 충분한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발표에 따라 낮은 관세로 햇고추 출하 시기 이전에 수입된다면 건고추의 안정적인 가격형성에 혼란이 가중되고 고추재배 농업인들의 생산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고추 생산농업인 A씨는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자재값이 폭등해 힘든 상황에서 이번 수입계획 발표는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고추생산 농가 B씨는 "영양군의 농업인 50%가 고추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2021~2022년 연속된 건고추 가격하락과 유류비, 비료, 농약, 농자재 등 급등한 생산비로 지역경제가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영양고추유통공사, 지역농협, 지역 농업인 단체와 협력해 자체 가격안정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국고추주산단지 협의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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