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뒤 반환''... 소비 심리 자극
임대수익 보장형 마케팅도 등장해
건설사들, 미분양 털어내려 안간힘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입주해서 살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1년 6개월 뒤 팔았던 가격 그대로 다시 사드립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베트남 건설사들이 파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6일 베트남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 외곽 타잉찌(Thanh Trì)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127~141㎡ 이상 대형 면적 150여 채가 '18개월 반환 조건'의 매물로 나왔다.
부동산 중개회사 D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마케팅으로 지난 2개월여 간 이 가운데 35채가 팔렸다.
분양가는 ㎡당 2500만~3000만 베트남동(VND)이다. 면적이 127㎡인 아파트의 경우 32억여 동, 한화 1억7500만 원가량인 셈이다.
입주자들은 분양가의 40%만 내고 소유권을 넘겨받되, 18개월 뒤 자신들이 원하면 분양가 그대로 건설사가 다시 매입해 주는 약정을 맺었다. 18개월 간 잔금에 대한 이자와 거래 수수료는 입주자의 부담이다.
D사 대표는 "이 정책은 분양이 어려운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며 "10월까지 모두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노이의 하동(Ha Dong) 지역에서는 한 개발업체가 연간 2억 동의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매매 중이다. 한국의 일부 오피스텔 상가처럼 '임대수익 보장형'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이처럼 건설사 부담이 만만찮아 보이는 조건을 내거는 것은 악성 미분양 물량을 털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계약률을 어떻게든 끌어올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각종 금융 비용의 부담을 덜어내려는 것이다.
베트남의 한 중개업체 대표는 "베트남 북부의 부동산 수요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면서도 "법률적 문제가 없도록 소비자들이 사전에 계약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빈홈(Vinhomes)이 베트남 하노이에 건설 중인 주거단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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