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어느 단체 종목이든 사령탑의 말은 무겁고 중하다. 소속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승장은 자신에게 겸손해야 하고 패장은 선수에게 따뜻해야 한다.
'골짜기 세대'라는 우려속 U-20 한국 대표팀을 끌고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김은중 감독은 "월드컵에 나서는 모든 팀이 전력이 좋아서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 쉽게 이기고 쉽게 지는 일은 없다. 매 경기 잘 준비해야겠다"며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라고 말했다. '원팀'으로 똘똘 뭉친 어린 태극전사들은 타지에서 한 번도 지지않고 4강까지 올랐다.
지난 5일 나이지리아전을 승리로 이끈 선수를 안아주는 김은중 감독. [사진 = KFA] |
경력 단절 논란속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위르겐 클린스만은 "나는 공격을 선호한다. 1대0 보다는 4대3 승리를 더 원한다. 40년 넘게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를 볼 때 10분이면 어떤 선수인지 파악할 수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부임후 안방에서 치른 4차례 평가전에서 2무2패로 승리가 없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서 0대1로 패한 뒤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그걸 이겨 낸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선수들이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해 매우 속상했을 텐데 코치진에게조차 내색하지 않고 하나의 목표만으로 여기까지 왔다. 운동장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100% 이상을 쏟아냈다"고 돌아봤다. 패배는 선수 탓이 아니라는 패장의 변이었다.
지난 16일 페루전에서 0대1로 고배를 마신 클린스만 감독은 "일대일 싸움에서 고전했다. 후반엔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 기회가 많았지만 득점하지 못하면서 패했다. 후반전엔 우리가 원했던 모습을 조금은 볼 수 있었다"고 경기를 평했다. 선수의 개인 능력과 골결정력 부족을 패인으로 먼저 꼽았다.
20일 엘살바도르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 = KFA] |
지난 14일 '황금 세대'로 환골탈태시켜 금의환향한 김은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관심을 많이 못 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증명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떠날 때 무관심속에 떠났던 U-20 한국대표팀은 뜨거운 환영속에 입국했다. 김은중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선수들은 김 감독을 헹가래치며 아름다운 도전의 여정을 마쳤다.
20일 엘살바도르전을 1대1로 비긴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상당히 아쉽다. 세트피스로 실점하게 돼 화가 난다"며 "4골 이상 득점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일본에 0대6으로 대패한 엘살바도르에 무승부라는 초라한 결과를 의식한 걸까. 세트피스에서 실점한 수비수의 잘못, 많은 득점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한 공격수의 잘못부터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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