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대표가 거래업체의 인감 직접 관리하는 방식"
"횡령 대출금, 코스닥상장사 주식 매입에 사용 의혹"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합천영상테마파크호텔 건립 PF대출금 250억원 횡령사태는 사업 시행사 대표와 자금관리를 맡았던 증권사 간의 유착에서 비롯됐다는 뉴스핌의 의혹 제기에 경남 합천군이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나아가 시행사 대표가 문제의 PF사업비를 측근들 명의로 된 거래업체 계좌로 실제 공정보다 훨씬 빠르게 송금하면서 거래업체들의 인감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PF대출금을 횡령했고, 증권회사는 이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유성경 경남 합천군 관광진흥과장이 13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3.06.13 |
시행사 대표가 횡령한 PF대출금이 코스닥 상장회사의 주식 매입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군은 이에 따라 시행사 대표 K씨를 비롯한 대출금 횡령 관련자들에 대해 특가법상의 업무상 횡령·배임과 전자금융거래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 시행사 측 경리담당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할 것을 경찰에 요청하는 한편 이 사업을 포기할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유성경 합천군 관광진흥과장은 13일 오전 군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집기류 구입비 등 호텔건물 준공시점에 지출되야 할 부대사업비가 비정상적으로 조기 지출된 것을 보면 시행사 대표가 증권사와 결탁해 계획적인 횡령의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지난 3월 시행사가 합천군에 150억원의 추가 지급보증을 요구했을 때 관련서류를 챙겨보니 거래업체들은 시행사 부사장과 대표 부인 등의 명의로 된 업체임이 발견됐다"며 "K대표가 모든 거래업체들의 인감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이사로서 지난 3월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대표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12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행사 대표 K씨가 횡령한 PF대출금 250억원이 자산운용사의 자본금 증자와 코스닥 상장사 주식 매입에 쓰였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해당 상장사는 증시에서 2차전지 테마주 중 하나로, 합천호텔 건립사업 시행사 대표가 잠적하기 직전인 지난 4월 중순경에 300억원이 넘는 자금으로 지분 35%대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K씨는 단기간에 주식을 팔아 치우며 100억원대의 차익을 거뒀고, 해당 주가는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과장은 "전체 PF사업비 550억원 중 (하나자산신탁에서 관리하는) 공사비 잔액 263억원 등 약 288억원은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조만간에 합천군이 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A증권에서 손해배상이 들어오면 정확한 피해금액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oohong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