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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잔혹史...한신공영, 미분양 확산·실적부진 '이중고'

기사입력 : 2023년05월30일 06:01

최종수정 : 2023년05월30일 06:01

원가율 작년 89%에서 올해 1분기 93%로 뛰어
최근 1년 아파트 분양 7곳 모두 미분양
차입금 증가에 이자비용 눈덩이...수익성 개선 시급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한신공영이 미분양 아파트 확산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장기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매출 원가율이 90%대 넘어 단기간에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누적된 미분양 아파트도 잠재적 부실로 연결될 여지가 많다. 주택경기 회복이 당분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불안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영업익, 목표치 대비 '반토막' 우려...원가율 고공행진에 발목

30일 부동산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추정치 450억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1.4% 급감한 45억원으로 그쳤다. 2020년 연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1년 446억원, 2022년 394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1분기 실적을 고려할 때 역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이유는 원가율 상승이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인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을 상당부분 갉아먹었다. 2020년 87.2% 수준이던 원가율은 작년 89.6%로 뛰었고 올해 1분기에는 92.8%로 높아졌다. 매출이 2조원이라면 원가가 2년 전보다 원가로 1120억원이 더 투입한 것으로, 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금액이 원가로 지출된 셈이다.

자재 매입 가격은 대형 건설사와 큰 차이가 없다. 한신공영의 1분기 철근 매입 가격은 톤당 95만3000원으로 대우건설(96만3000원), DL이앤씨(95만3000원) 등과 비슷하다. 레미콘, PHC파일(기초공사용 콘크리트 말뚝), 시멘트 등도 마찬가지다.

결국 건설현장에서의 관리, 기술 경쟁력에서 원가율 격차가 발생한 셈이다. 건설공사 진행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시공 중 잦은 설계변경, 공사기간 지연 등으로 매출원가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1분기 대우건설과 DL이앤씨의 매출 원가율은 각각 90.5%, DL이앤씨는 89.5%다.

직원급여, 상품판매, 영업활동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가 더 늘어나자 실적 관리에 부담이 크다. 올해 1분기 판매관리비는 178억원으로 전년동기(168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원가 부담에 고정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수익성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미분양 확산, 이자비용 눈덩이에 실적개선 불투명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는 것도 실적이 큰 악재다.

한신공영은 최근 1년간 전국에서 7곳을 분양해 모두 청약 미달 사태를 맞았다. 인천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 경북 포항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 충남 아산 '아산 한신더휴', 충남 '거제 한신더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분양한 인천석정 한신더휴는 일반분양 13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청약자 36명에 그쳤다. 거제 한신더휴는 540가구 모집에 청약 신정자에 283명에 불과했다. 청약 신청이 부진하면 계약률은 더 낮아진다. 청약 흥행몰이에 실패하면 입주 후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미분양 보유가 늘어나는 사업 진행에 애로사항이 많다. 계약 상대로부터 분양대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하고 기업 운영비로 활용해야 하지만 미분양이 발생하면 현금 유입이 막히게 된다.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마케팅, 금융비용 등이 늘어 원가율 증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차입금이 늘어난 한신공영은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간 금융이자 비용이 2021년 249억원에서 2022년 33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111억원으로 한 개 분기 만에 작년 이자비용의 33%를 지출했다. 이렇다 보니 1분기에는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1.2배에서 올해 0.4배로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원가율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미분양 보유분이 늘어나면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라며 "이러한 부분이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 목표치를 대폭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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