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한옥 주택의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거주자를 위해 지붕 누수, 기둥부식, 흰개미 방재 등에서 서울시가 직접 지원에 나선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월 발표된 '한옥4.0 재창조 계획' 이후 한옥 주거지 보전을 위한 '한옥 보전 3대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시는 ▲소규모 수선 ▲노후 전기배선 교체 ▲흰개미 방제 등 한옥에서 자주 발생하거나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3가지 분야를 집중 지원키로 했다.
먼저 '한옥 소규모 수선'을 지원한다. 기와지붕누수, 기둥 부식, 미장 탈락 등 한식 구조 문제에 대해 응급 수선을 지원하며 한옥지원센터로 신청하면 현장 점검 후 적정성을 검토해 지원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시는 한옥의 주재료인 기와, 나무, 흙 등의 노후로 누수, 부식, 탈락 등 응급보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해도 정보 부족, 기술자 수급 어려움, 비용 부담 등 여러 문제에 부딪혀 즉각적인 보수에 어려움이 있어 소규모 수선을 지원키로 했다.
한옥 지원사업 결과 [자료=서울시] |
수선은 동절기를 제외하고 신청순서와 응급성에 따라 연중 차수별로 시행한다. 다만 구조 훼손이나 노후가 아닌 내부마감·설비 문제, 단순 편의 증진, 당초 설계·시공의 하자, 유지관리적 수리 등은 지원에서 제외하는 대신 상담 및 조치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한옥 화재 피해 예방 및 보전을 위해 '노후 전기배선 교체'를 지원한다. 지난해까지는 해마다 한시적으로 신청을 받아 지원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상시 신청받을 예정이며 노후 내선설비 교체, 단독경보감지기 설치, 접지 작업 등을 시가 직접 지원한다.
시는 리모델링 되지 않은 한옥 중에는 최근 안전규격에 미달하는 일명 '두꺼비집'이나 낙후된 전기배선을 사용 중인 곳이 있어 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고자 노후 전기배선 교체를 지원키로 했다.
전기배선 교체를 신청하면 현장점검을 통해 노후 정도를 검토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며 작업은 상·하반기(6·11월 예정)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단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 목적이나 공사 중인 가옥에는 지원이 불가하다.
습한 한옥에 발생해 목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방제'에도 나선다. 목재 약제 주입·도포, 토양 약제 처리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흰개미 결혼비행이 집중되는 시기인 5월 말까지 접수받은 뒤 심각도를 판단해 우선순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원 여부는 신청된 가옥을 대상으로 5~6월 현장점검을 진행, 최종 선정하게 되며 작업은 6월부터 시작된다. 방제를원하는 한옥은 흰개미가 발생했다는 사실과 심각도를 증명할 사진이 필요하며 흰개미가 집단 출몰한 현황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촬영해서 제출하면 검토 후 우선순위별로 지원한다.
참고로 한옥에 자주 발생하는흰개미는 습한 목재를 가해하고 한옥 주민의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다가 주로 3~5월경 결혼비행을 위해 유시충(4mm 정도)이 한옥 내·외부에 집단 출몰하는데 흰개미가 발생하면 방제뿐만 아니라 목재의 습기를 관리하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
아울러 시는 실제 흰개미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목재를 가해한 흔적이 발견된 한옥에 사용할 수 있는 예방 약제를 배부 중이다. 흰개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 등 증빙자료를 준비해 한옥지원센터를 방문하면 확인 후 방제 교육 및 예방 약제를 지급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생활밀착형 한옥 점검·관리 서비스인 '한옥출동119'를 제공 중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한옥 점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식 기와지붕' 점검에 드론을 도입해 지붕의 전체 모습과 기와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옥 지붕 드론 점검은 개별 비행·촬영에 대해 관계기관(수도방위사령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신청 후 최소 4일(공휴일 제외)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한옥 보전 3대 지원사업'은 종로구 계동 한옥지원센터에 방문 또는 전화하거나 서울한옥포털 누리집 '한옥119'메뉴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시는 이번 지원사업과 더불어 한옥 점검 및 상담을 지속 제공하는 한편 한옥 자가 점검·수선을 지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지관리 교육 및 한옥 거주민의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한옥지원센터는 한옥에 살고 있거나 한옥에 살고 싶은 시민에게 실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옥보전 진흥정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옥 주거 여건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또 하나의 주거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 내실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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