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등 강대국 앞다퉈 바이오 육성 경쟁
정부, 12대 국가전략기술에 '첨단 바이오' 지정
전문가 "단기간 성과 어려워" 일관된 정책 강조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노령 인구 증가, 전염병 위기 등 바이오 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신속하고도 중장기적인 지원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바이오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술패권 시대에 발맞춰 바이오 기술을 전략적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전 세계 앞다퉈 바이오 육성 경쟁
미국은 지난해 9월 '생명공학·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오 기술로 에너지, 화학, 소재 등 기존 제조산업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은 그보다 앞선 5월 '바이오 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 기술 기반의 경제발전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23년도 바이오 원천기술개발 투자 계획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04.25 biggerthanseoul@newspim.com |
바이오 기술의 경우 오랜 연구 기간,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성과는 불확실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을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에만 맡길 수 없어 각국 정부는 기술 육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 분야 기술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지난해부터 관련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첨단 바이오' 분야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5~7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올해 첨단 바이오 원천기술 개발에 5594억원,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 2746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바이오헬스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핵심인재 11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반도체 시장의 2.6배…장기적인 관심 필요"
바이오업계와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바이오 기술 육성에 발벗고 나선 것은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신속한 지원과 함께 중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미국과 유럽 등 국가들은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 분야에 지원하고 있다"며 "바이오는 반도체 시장의 2.6배에 달하는 시장가치가 기대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내외 상황과 '3고 위기' 등이 맞물려 바이오 벤처 중심으로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메가펀드 등의 정책 자금이 시장에 조기 투입돼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2021.02.27 photo@newspim.com |
학계에서는 연구분야 선정에 대한 세심한 접근 필요성이 강조된다.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mRNA 백신도 과거엔 인정받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며 "당장은 천대받는 기초연구 분야가 나중에 어떻게 빛을 발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연구 분야는 '모 아니면 도' 성격이 강하다"며 "연구를 지원할 때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금의 정부 정책이 '반짝 관심'에 그쳐서는 안 된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원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바이오 분야는 성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는 자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정책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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