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증권사 인수 작업 본격화
진옥동 회장, 손보사 추가 인수 나설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증권사, 보험사 등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이면서 업권 '새판짜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고 비이자 수익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데다, 새 회장들 역시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강조하면서 어느 때보다 M&A 성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증권사 인수에 공개적으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포트폴리오에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협상에 기꺼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제안을 받거나 협의를 할 만한 대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선 임 회장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사실상 비은행 인수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4일 취임식에서도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며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우리금융은 적극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이 포트폴리오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자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우리금융 순익 기여도는 83.9%에 달한다. 60~70% 수준인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앞서 임 회장은 10년 전인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 이후 M&A에 나서며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시켜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당시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시킨 장본인이 임 회장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초기에 관피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취임 후 농협금융의 실적개선과 성공적인 M&A로 변혁을 이끌었다"며 "다만 당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인물이 임종룡 회장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다"고 전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업권 내에서 다소 뒤떨어져 있는 손보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렸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현 신한라이프)을 시작으로 카디프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을 차례로 인수했다.
하지만 신한EZ손해보험은 지난해에만 1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수성한 신한금융이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손보사 추가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진 회장은 지난 1월 내정자 신분으로 '신한경영포럼'에 참석해 2030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보험사 중에선 현재 공개 매각이 진행 중인 KDB생명과 MG손해보험은 물론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이 잠재 매물로 꼽힌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