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주로 로맨스나 코미디를 주로 선보였는데 저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춘호를 더욱 강렬하게 연기하고 싶었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동명 웹툰 원작 '방과 후 전쟁활동'으로 역대 티빙 오리지널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신현수가 그간 선보였던 로맨스가 아닌, 누구보다 아이들을 위하는 2소대 소대장 이춘호 중위로 열연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현수 [사진=티빙] 2023.04.14 alice09@newspim.com |
"2021년에 촬영을 해서 3년 만에 작품이 공개가 됐어요. 함께 촬영했던 친구들과 '방과 후 전쟁활동'을 같이 봤는데 당시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떠오르더라고요. 감회가 새로웠죠(웃음). 제가 이번 작품을 4번 정도 봤는데 처음 봤을 때는 감상에 빠져 있었어요. 드디어 우리 작품이 세상에 공개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작품 자체가 후반 작업이 많아서 감독님이 중간에 편집본을 보여주셨는데, 공개 후 모든 이야기를 보니까 그때 감정이 떠올라 많이 울었어요. 팔불출 같지만 제 작품 보면서 이렇게 울었던 적도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하하."
이번 작품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구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성진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신현수가 맡은 이춘호 중위는 구체가 처음 지상에 낙하했을 때 현장에 투입된 성진고 2소대 소대장이다.
"작품을 들어가면서 원작을 봤어요. 대본을 보고 웹툰을 봤는데, 원작 속 춘호는 조금 더 수동적이더라고요. 상황에 맞춰서 움직이고, 훈련에 의해 학생들을 훈련시키죠. 파트1은 춘호를 중점으로 시작돼요. 구체로 부대원을 잃으면서 학생들을 만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원작과 차별화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춘호를 연기하면서 구체로 인해 중요한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학생들만큼은 잃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이들에 대한 애잔함을 가지고 갈 수 있었죠. 춘호의 대사가 강해서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사무치는 감정은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내재돼 있었어요. 그렇기에 처음부터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컸던 인물이기도 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현수 [사진=티빙] 2023.04.14 alice09@newspim.com |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그려지는 어른들은 본인의 생존을 위해 학생들을 외면한다. 그런 어른들과 달리 이춘호와 3학년 2반의 담임인 임세미(박은영 역)는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그려져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정말 오랜만에 작품 끝나고 친구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웃음). 벌써 활동한지 10년이 다 돼 가는데 작품을 해도 '현수가 작품을 했구나'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유독 재미있다고, 역할과 잘 어울린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데뷔했을 때 기분이 들기도 했죠."
진짜 전쟁에 나선 아이들을 최전선에서 챙기는 인물인 만큼, 이춘호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은 남달랐다. 작품 속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결국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감독님한테 6부 편집본은 안 보겠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어요. 엔딩 촬영을 할 때도 그 장면은 모니터를 따로 안 했거든요. 보는 순간 그 감정을 계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고요. 감독님이 엔딩 촬영 전에 마지막 대사를 직접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마지막 대사는 제가 쓰고, 작가님이 수정을 해주셨죠. 아이들도 이건 모르고 있어요(웃음). 아이들에게 보내는 제 편지였기 때문에, 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현장에서 제 촬영이 아니었음에도 그 대사를 직접 읽어줬는데 너무 눈물이 났어요. 아이들도 엄청 울더라고요. 감독님도 우셨다니까요. 하하. 진짜 감정을 담았기 때문에 그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닿을 거란 생각이 있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현수 [사진=티빙] 2023.04.14 alice09@newspim.com |
파트1은 지난달 31일 공개됐고, 파트2는 오는 21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파트1은 이춘호 중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파트2는 아이들을 보호해줄 어른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성장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신현수는 "아이들의 성장통을 보실 수 있다"고 귀띔했다.
"파트2는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이 구체와 싸우면서 서로 갈등이 심화돼요. 어른이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죠. 또 춘호의 희생으로 각성한 아이들의 성장이 그려지고요. 파트2 엔딩 편집본을 봤는데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작은 것에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표현될 것 같아요. 저희 작품은 여타 K드라마와 다른 결의 뉘앙스를 품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청자들도 빨리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간 '청춘시대2', '으라차차 와이키키2', '보쌈-운명을 훔치다', '위기의 X'를 통해 로맨스 혹은 코미디에 집중을 많이 했다. 그렇기에 이번 이춘호 역할은 대중이 느끼기에 신현수의 변신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더 개방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전에 만났던 역할도 저에겐 의미가 있는 인물이었어요. 그 친구들이 있었기에 이번 춘호를 연기했을 때 간극이 더 컸던 것 같고요. 제가 워낙 멜로를 좋아해서 멜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장르물이 가지고 있는 메리트도 너무 크더라고요(웃음).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작품은 처음 해봐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또 다른 측면에서 연기의 재미를 느꼈어요. 연기에 대해 제가 더 개방됐다는 걸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작품 만난 게 저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