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희소성, 입지, 미래가치 우수해 인기 예상
민간임대, 청약 없이 선착순 추첨방식 유력
9월 입주로 5개월 만에 최소 15억 마련해야
현금부자 잔치, 꼼수 분양전환 지적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여의도에서 3.3㎡당 1억원 안팎으로 책정된 고가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영이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브라이튼 여의도'로 이르면 이달 말 공급된다. 희소성과 입지,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주택 수요층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증금만 15억원 넘게 필요한 상황에서 주택 공급시기와 입주시기 간 시차가 짧아 현금부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 단지 희소성, 입지 우수해 대기수요 관심 ↑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영은 이달 중 '브라이튼 여의도'의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여의도 MBC 사옥을 헐고 이 부지에 새롭게 짓는 '브라이튼 여의도'는 공동주택 2개동, 오피스텔 1개동, 오피스 1개동으로 이뤄진 복합단지다. 이번에 공급하는 공동주택은 지하 6층~지상 49층, 전용면적 84~132㎡의 총 454가구로 구성됐다. 시공사는 GS건설이다.
브라이튼 여의도 조감도 [자료=신영] |
전용면적별로는 ▲84㎡ 91가구 ▲101㎡ 91가구 ▲113㎡ 181가구 ▲132㎡ 91가구가 각각 공급된다. 모든 주택형이 4베이(BAY)의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단기 민간임대주택으로 4년 이후 분양 전환한다. 입주는 오는 9월 예정이다.
이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희소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여의도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2005년 '여의도자이(580가구, 2008년 입주)' 이후 18년 만이다. 이 일대는 서울시가 복합개발사업으로 추진한 데다 그동안 '35층'룰에 묶여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다.
1971년 준공돼 50년이 넘은 시범아파트와 1975년 입주한 한양아파트가 최근 서울시와 공동으로 정비사업을 하는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고 선정됐다. 하지만 자체 사업으로 진행하자는 주민들이 여전히 많아 사업 진행에 변수가 많은 상태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에는 브라이튼 여의도의 준공 이후에도 최소 3~4년간은 신규 공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당분간 누릴 수 있다.
최고급 단지로 조성하는 만큼 외관뿐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다. 주방가구는 독일의 명품 가구 지메틱, 이탈리안 유로모빌, 다다 등으로 채웠다. 원목마루는 독일의 하로, 주방 수전은 그로헤, 제시 등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를 적용했다. 피트니스의 운동 기구 역시 고급 호텔에 많이 비치된 테크노짐 제품을 사용했다.
입지도 장점이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있어 더블 역세권 단지로 광화문, 강남 등으로 이동하기 수월하다. 수도권 전역으로 연결되는 여의도환승센터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을 통한 이동도 쉽다.
◆ 비싼 분양가, 현금부자 잔치 지적도
희소성과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예정 분양가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신영·GS건설·NH투자증권으로 구성된 사업자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이 단지의 분양가를 3.3㎡당 1억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 분양가격이 33억~53억원 정도다. 신축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단지를 단순 계산하긴 어렵지만 현재 시세를 감안할 때 비싼 편이다.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전용 135㎡(40평)가 이달 23억원에 거래됐고, 시범아파트는 이달 전용 79㎡(24평)가 17억원에 손바뀜했다. 고밀도 재건축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단지들도 3.3㎡당 1억원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중소형 단지는 3.3㎡당 5000만~6000만원, 대단지로 무상지분율이 큰 단지는 7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재건축 프리미엄이 없는 일반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2008년 입주해 여의도 아파트 중 가장 '새 아파트'인 여의도자이가 185㎡ 기준 27억원으로 가장 비싸다.
사업 시행사측도 분양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한 데다 대출금리도 높아져 3.3㎡당 1억원 이하에서는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기 판단했음에도 분양이 아닌 민감임대주택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했다. 최근 침체한 주택경기를 고려한 판단이다. 일단 임대주택으로 활용한 후 4년 뒤 주택경기가 전환되면 원하는 수준의 분양가를 받겠다는 심산이다. 시장에서는 전세 보증금이 분양가의 60% 선인 3.3㎡당 5500만~6000만원에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는 사업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해당 구청의 별도 심의 없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현금 부자들의 잔치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달 말 입주자가 결정되면 계약금 10%를 우선 납부하고 9월 입주시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 보증금이 최소 15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5개월 만에 은행권 대출만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민간임대로 청약 접수는 진행하지 않는다. 입주자 선정은 선착순 접수를 통해 추첨으로 가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입주자에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권 줄 예정이다.
여의도 일대 A공인중개소 대표는 "18년 만에 신축 아파트 공급인 데다 입지, 상품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주변시세보다 공급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있고 입주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사실상 현금 부자들의 잔치로 끝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측은 입지와 여의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할 때 시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반도동 '아크로리버파크', 한남동 '한남더힐.,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이 3.3㎡ 1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단지다.
신영 관계자는 "공급방식, 공급가격 등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된 게 없고 다음주 견본주택 개관에 맞춰 구체화할 것"이라며 "마감재, 입지, 향후 시장가치 등을 고려할 때 최고급 단지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