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안보실장 교체 검토 없었다…尹도 만류"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조태용 주미대사를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내정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3.29 photo@newspim.com |
김 수석은 "후임 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며 "주미 대사 후임자는 신속히 선정해 미국 백악관의 아그레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조태용 대사가 오는 2일 미국 워싱턴 출국 일정이 있다'는 질문에 "일정은 검토해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인수인계 작업을 거친 뒤 워싱턴에 가서 주미대사로서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 교사로 불렸다. 또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으로 50년지기 친구이기도 하다.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최근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국 행정부가 국빈 초청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의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이 지연되고 보고가 누락돼 합동 공연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이 결국 경질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다.
당초 대통령실은 전날 김 실장의 '경질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핵심 관계자는 '어떤 문제가 있어서 교체를 검토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초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 없었다"며 "김 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 대통령도 만류한 것으로 아는데 본인이 거듭 피력해서 대통령이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렇게 시급하게 바꿀 이유가 있었나"라며 "오히려 궁금증을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조태용 주미대사에 대해 "조 대사는 정통 외무 관료 출신이다. 외교적 관리에서 충실하고 잡음이 나오지 않게 만들고, 관리하는 것은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큰 외교안보의 줄기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호흡을 잘 맞춰나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