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등도 모두 무혐의 처분
코바나·협찬 업체들 강제조사…김 여사는 서면조사로 마무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사건' 계속 수사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업체들을 상대로 불법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던 김건희 여사가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협찬 과정이 실무진 간 공식적인 협상을 거쳐 진행되는 등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를 포함한 관련 업체들에 대해선 강제조사를 하면서도, 김 여사는 서면조사로 마무리 지으면서 논란을 낳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 2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 관련 고발사건 등과 관련해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 등 피고발인들을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 등 불기소 처분했다. 피고발인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여사 등도 포함됐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2023.03.02 taehun02@newspim.com |
◆ 檢 "대가성·부정한 청탁 등 확인되지 않아"
이번에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은 2015년 '마크 로스코 한국특별전', 2016년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 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2019년 '야수파 걸작전' 등 총 4건이다.
앞서 검찰은 2021년 르코르뷔지에 전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는데, 검찰은 이날 이 이 전시회도 포함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번 사건은 김 여사가 주최한 일부 전시회가 윤 대통령이 검찰 내 요직을 차지하던 시점과 맞물리면서 의혹이 제기되고 고발까지 이어진 사안이다. 윤 대통령은 2017~2019년 중앙지검장, 2019년 7월부터는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이유로 코바나컨텐츠와 업체들이 협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이 돼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서 진행된 협찬들은 통상적인 공연·전시 등에서 이뤄지는 것과 동일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즉 업체들이 코바나컨텐츠에 협찬한 것은 정상적 마케팅 목적이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이전부터 코바나컨텐츠에 협찬을 해왔으며, 실무진 간 공식적인 협상을 거쳐 협찬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이 코바나컨텐츠의 협찬을 정상적인 업무 계약으로 보면서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무혐의 처분됐다. 부정한 수수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 윤 대통령이 관련 협찬 내용을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 김 여사, 서면조사만 2회…檢 "강제조사 불필요하다 판단"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코바나컨텐츠 등 관련 업체에 대한 강제수사와 확보된 문건, 이메일, 계좌거래내역, 포렌식 자료, 관련자 진술 등 필요한 수사를 모두 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를 협찬한 업체 중 당시 검찰 수사선상에 있던 업체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에 대해서도 외압 등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다만 김 여사에 대해선 강제조사 없이 2회 서면조사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발인들의 조사 여부·방식에 대해선 혐의 내용이나 성격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며 "반드시 출석해 조사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서면조사 후 대면조사가 필요없다고 판단될 경우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에 대한 수사공정성 지적이 나오자 검찰은 서면조사를 통해 필요한 사실관계를 확인했기 때문에 출석조사가 불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이전 수사팀에서 상당히 수사를 진행했고 서면조사를 거쳐 일부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했다"며 "현 수사팀이 남은 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찬한 업체를 통해 협찬 경위를 파악했고 특별한 경우가 있었는지 등도 모두 살펴봤다"며 "이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협찬에 대가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강제조사나 출석조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여사가 이날 불법 협찬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검찰이 수사 중인 김 여사 사건은 이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사건' 밖에 남지 않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공판 과정에서 진행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관련자 조사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