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성명서…"대통령의 왜곡된 역사관 드러낸 것"
"정부,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 권리 보호 나서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변호사 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한 발언을 두고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망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2일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이 3·1운동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우리 역사를 비하하며 왜곡된 역사관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피흘린 선열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3.01 photo@newspim.com |
민변은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점기 동안 자행한 침략행위들에 대해 부정하고 책임을 외면하며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욕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저자세 굴종 외교를 일관하고 있다"며 "기념사를 경청한 피해자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당당하고 분명한 어조로 우리 민족이 잘못된 선택을 해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는 듯 이야기했다"며 "3·1절 기념식에서 식민사관을 펼쳐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건네며 일본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망언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정부는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롯한 일제 강점기 피해자들의 권리 보호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규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중구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변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 민족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이 아닌 우리 민족의 문제라고 평가한 만행이라고 꼬집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