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추진 산은 이전 반대 목소리 내
"지역균형발전 도움 안되고 뼈아픈 손실 초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전 회장이 "산은이 금융당국과 멀리 떨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산은 지방 이전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동걸 전 회장은 2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정치금융기관이 돼서는 안 되고 산은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시장과 고객인 기업,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려면 산은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런던의 '시티 오브 런던'은 런던에서 가장 작은 행정구역인데도 전 세계에서 금융인 50만명이 모여 세계를 움직이는 금융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며 "이는 모든 금융기관이 한데 모여 집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은 "금융기관은 항상 고객 기업과 가까이 있으면서 밀접하게 접촉해야 한다"며 "해당 기업이 처한 대내외 상황 등을 속속들이 파악해야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
이 전 회장은 또 "산은은 은행인 동시에 정부 정책을 금융 측면에서 수행하는 정책금융기관"이라며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어 신속한 금융지원을 실행하는 것이 산은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전 회장은 "산은은 그 역할과 기능상 기업들이 있고 기업이 찾아오기 좋은 곳, 금융 인프라가 집중된 곳에 위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지역균형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국책금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뼈아픈 사실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지방균형발전 명목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은과 금융당국은 산은 이전 계획안을 마련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연내 의결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