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지난해 11월부터 중국 축구계에 사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부두 노동자 출신의 중국축구협회 회장이 낙마했다.
천쉬위안(陳戌源) 중국 축구협회 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과 법률 위반 혐의로 중국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 및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찰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원회의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신화사가 15일 전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적시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기율위가 조사 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사실상 범죄 혐의가 입증됐음을, 그리고 피의자가 인신구속된 상태임을 의미한다. 기율위는 추가적인 조사를 벌인 후 사건을 검찰에 이송하며, 검찰의 기소 및 재판절차가 진행된다.
중국 SNS상에는 천쉬위안이 밤마다 카드놀이를 했다는 등의 폭로가 나오고 있다. 또한 천쉬위안이 승부 조작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1956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천쉬위안은 17세인 1973년에 상하이항을 관리하는 국유기업 상강(上港)그룹 산하 부두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부두 노동자로 일하는 틈틈이 시와 산문을 써서 회사 내부 간행물에 개제했고,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아 23세때 상강그룹 공청단 서기에 발탁되며 국유기업 관리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상강그룹에서 30여년을 일한 그는 2003년 상강그룹 회장에 취임하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천쉬위안 중국축구협회 회장[사진=바이두 캡처] |
국유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4년이다. 그해 상강그룹은 상하이의 프로축구팀인 상하이동아(東亞)클럽을 인수해, 축구팀 이름을 상하이 상강으로 교체했다. 이후 2018년 상강그룹은 중국 프로리그에서 우승하며 강팀 반열에 올랐다. 아직도 상하이 상강은 광저우(廣州) 에버그란데, 베이징 궈안(國安)과 함께 중국 프로리그 3강으로 꼽힌다.
상하이 상강의 뛰어난 리그 성적과 풍부한 관료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천쉬위안은 2019년에 제6대 중국 축구협회장에 선출됐다. 천쉬위안은 협회장 시절 프로연맹을 결성하고 연봉 리미트를 설정하는 등의 개혁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 예선 탈락으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데 이어 승부조작 등 축구계 비리로 인해 비난세례를 받았고, 결국 본인마저도 구속되는 상황을 맞았다.
한편 지난해 11월 리톄(李鐵)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홍콩의 성도일보는 이에 대해 "리톄 전 감독과 축구선수들이 승부조작 혐의로 낙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류이(劉奕) 중국축구협회 전 사무총장과 천융량(陳永亮) 축구협회 상임 사무차장이 기율 위반 및 법률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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