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에 대해 대법원이 허위사실을 인정하고 출간·배포 금지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2일 5·18기념재단 등 오월단체 4곳과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 씨와 출판자인 장남 전재국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확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전 씨는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북한 개입설'부터 5·18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헬기 사격도 부정했으며,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했다.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조비오 신부를 향해서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각 표현은 단순한 의견의 표명이 아니라 구체적 사실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적시한 것에 해당한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전개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각 표현이 적시한 위 사실들은 모두 허위임이 증명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단체들의 활동 경과, 사회적 명성 등을 종합해 보면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회고록을 읽는 독자라면 5·18단체들을 지목하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은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유족으로서 손배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카톨릭 신부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직계비속을 둘 수 없다"면서 "조영대 신부는 직계혈족에 버금갈 정도의 밀접한 친분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판단했다.
앞서 오월단체들과 조영대 신부는 2017년 4월 출판된 전 씨의 회고록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손해배상 및 출판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8년 9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며 회고록 내용 70개 중 69개를 허위 사실로 인정했다. 오월단체에는 각 1500만 원, 조영대 신부에게는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지난 2021년 11월 사망했고, 민사소송은 부인 이순자씨가 법정 상속인 지위로서 이어 받아 계속 진행돼 왔다.
2심 역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회고록 표현 63개 중 51개가 명확히 허위사실로 인정돼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표현 전부 또는 일부를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발행·인쇄·복제·판매·배포를 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2심은 또 전씨가 회고록에서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병사를 '시위대 장갑차에 깔려 숨졌다'고 적시한 내용을 허위 사실이라고 처음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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