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아직 협의 더 해야…외교장관 회동 가능"
日 외무성 "한일 관계 전반 솔직한 의견 교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일 양국 외교차관이 1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만나 당초 예정된 회담 시간을 넘겨 두시간 반 가량 일제 강제징용 해법 등에 대해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 양측이 접점을 찾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8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사무차관과 첫 한일 외교차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2.06.08 [사진=외교부] |
한일 외교차관 회담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협의회 이후 열렸다. 한일 외교차관 회담은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조 차관은 회의 시간이 길어진 데 대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며 "아직 협의를 더 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일은 오는 18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강제징용 관련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 차관은 "뮌헨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날 가능성은 있다"며 "그다음 (강제징용 문제 추가 논의를 위한) 일정은 그다음에 보고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대신 변제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안을 일본 측에 제시한 상태다.
일본 정부에는 일측 피고 기업이 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일본 정부가 진정성있는 사과를 표명하는 등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제3자 변제 방안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피고 기업의 직접적인 배상 관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조 차관은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느냐는 물음에는 "진행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조 차관은 회담에서 이르면 올해 여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우려도 전달했다.
외교부는 양국 외교차관이 강제징용 문제 외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서 한·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한일 외교차관회담 결과를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양측이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를 포함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했다"며 "현안을 해결해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외교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양 차관이 "포괄적이고 강인하며 안전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대처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차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활발화는 지역 안전보장에 있어서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며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이라는 인식을 거듭 공유했다"고 전했다.
모리 차관은 회담에서 북한 납치 문제와 관련 한국 측의 계속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한·일은 외교부 국장 협의 개최 빈도를 높이고 있다"며 차관급 회담에 이어 양 장관이 해결을 목표로 긴밀한 소통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측은 아울러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탈북민, 이산가족 등 다양한 북한 인권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아시아 ·태평양파트너4개국(AP4) 등을 통해 양국 협력은 물론 유사 입장국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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