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16일(현지 시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유럽의 미국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방력 강화에는 투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바데풀 장관은 이날 독일 공영방송인 도이칠란트풍크와의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주권(European Sovereignty) 추구에 대해 반복적으로 정확하게 말해 왔다"며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누구든 자기 나라에서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선까지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국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바데풀 장관은 "안타깝게도 프랑스의 노력 역시 지금까지 이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못했다"며 "어렵겠지만 프랑스도 우리 독일이 하고 있는 것처럼 (국방비 지출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트롱 대통령은 필요한 숨통을 틔우기 위해 복지 분야 삭감을 포함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독일은 지난해 중도우파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정권이 출범한 이후 대대적인 국방 개혁·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부채 한도 준칙에서 국방비 지출을 제외했고, 오는 2029년까지 국방비로 5000억 유로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AFP 통신은 "바데풀 장관의 발언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불거지고 있는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유럽 협력의 원동력이었던 두 나라의 동맹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여러 이슈를 둘러싸고 이견 노출 또는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양국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는 좌초 위기에 처해 있으며, 남미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서도 정반대 입장을 내세웠다.
한 유럽 외교관은 "현재 프랑스와 독일의 동맹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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