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소말리아 난민 출신으로 소수자 대변 진보파
공화, 반유대 발언 문제삼아 외교위 퇴출 결의 통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소말리아 난민 출신이자 첫 여성 무슬림여성으로 미국 연방하원에 당선됐던 일한 오마르를 외교위원회에서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 하원은 2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제기한 오마르 의원(민주당)에 대한 외교위원회 퇴출 결의안을 찬성 218표 대 반대 211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공화당의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최근 당내 입김이 거세진 극우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해 통과시킨 첫번째 합작품으로 평가된다.
매카시 의장은 취임하자마 오마르 의원의 외교위 퇴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일한 오마르 미 하원의원이 상임위 퇴출 표결 이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2.03 kckim100@newspim.com |
오마르는 어린시절 소말리나 내전으로 케냐 난민캠프에서 거주했고, 12세가 되던 해 부무와 함께 미국의 미네소타주로 이주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선거에서 팔레스타인계 러시다 틀리브와 함께 여성 무슬림으로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의회 입성 후 오마르는 이민자와 여성·무슬림 등 소수자를 대변하며 민주당의 소장 진보파로 입지를 굳혀왔다. 이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보수파와 갈등을 빚으며 이들의 주요 타겟이 돼왔다.
매카시 의장과 공화당 강경파는 오마르의 반유대주의 발언 등을 문제삼아 외교위 퇴출을 위한 결의안을 제출했다.
오마르는 지난 2021년 트위터에 "미국·이스라엘·하마스·탈레반이 저지른 상상하기 힘든 잔혹한 행위를 봤다"면서 "반인륜적 범죄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가 물의를 빚었다. 이후에도 미 의원들이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AIPAC)'의 자금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결의안 표결 이전 민주당의 유태계 및 동료 의원들이 발언에 나서 오마르 의원과 그의 발언들의 진의를 왜곡하고 이중 잣대를 적용해선 안된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공화당의 이탈표를 끌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당초 공화당에서도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퇴출 결의안 강행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매카시 의장은 이들을 직접 접촉하며 적극 설득, 결국 1명의 기권을 제외한 공화당의 몰표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미 언론들은 앞으로도 보수파가 득세한 공화당 하원에서 민주당과 백악관을 겨냥한 강경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하원 다수당이 소수당 소속 의원을 상임위에서 퇴출한 것은 2021년 이후 세번째다. 지난해까지 하원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1·6 의회 폭동 사태를 두둔하고, 동료 의원들에 대한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의원 등 3명을 소속 상임위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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