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요구불예금 16.9회…2019년 18.7회
경기둔화시 회전율 떨어져…유동성 지표 M1도 감소
금통위원 "유동성 경색과 맞닿아…분석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이 돌아가지만 시중에서는 돈이 잘 돌지 않고 있다. 고금리 지속으로 일정 기간 은행에 묶어두는 예·적금으로 돈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고물가와 경기둔화 우려에 소비자가 지갑을 확 열지 않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6.9회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2022년 10월(14.5회)보다 올랐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8.7회)과 비교하면 낮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인출을 원할 때 언제든 예금 일부 또는 전부를 찾아갈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이다. 자금 예치 기간과 금액, 입출금 횟수 등에 제한이 없는 보통예금이 대표적인 요구불예금으로 꼽힌다. 예금회전율은 은행 예금 지급액을 예금 평균 잔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요구불예금이 일정 기간 평균 몇 번 회전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경제가 성장할 때 오르는 경향이 있고 반대일 때는 떨어진다"며 "경기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에는 은행에서 자금을 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2.01 ace@newspim.com |
요구불예금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330조7690억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341조1030억원)과 비교하며 10조4240억원 줄었다. 올해 정부 예산(638조7000억원) 절반이 넘는 단기 자금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고 은행에 잠겨 있는 셈이다.
한은은 요구불예금 회전율 및 규모 감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으로 뭉칫돈이 옮겨가며 요구불예금이 줄 수 있으나 과도한 감소나 회전율도 떨어지면 단기자금 경색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요구불예금을 포함하는 M1(협의통화) 지표를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M1은 요구불예금과 현금통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전부 포함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M1(협의통화) 평균 잔액은 131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0.4% 줄었다. M1은 지난 10월과 11월에도 전년동월대비 각각 3.5%, 6.8% 줄며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난 1월13일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현금통화를 비롯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이 일제히 감소하며 M1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며 "M1은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과 금융기관의 단기 유동성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M1의 감소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에 겪었던 시장의 유동성 경색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 금통위원은 또 "이러한 관점에서 동 지표에 내재된 경제적 의미, 금리와 환율 등 여타 경제지표와의 연관성 등을 포함해 M1 지표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