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중국 업체들은 물론 미국 업체들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IT전문 웹사이트인 '탐스하드웨어'에 개제한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신문사가 31일 전했다.
협회는 기고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업계에 엄격한 규제를 가한 후, 미국의 설계자동화(EDA), 팹리스, 장비, 제조 등 영역에서 다수 관련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2400억달러 증발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어 "예를 들어 EDA(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인 케이던스(Cadence)는 수천 개의 중국 팹리스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왔고, 엔비디아는 중국 업체에 연산 가속기를, AMAT는 SMIC 등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해 왔으며, 많은 미국인들이 중국 내 반도체 회사에서 고위직으로 높은 소득을 받아왔다"면서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미국의 대중 규제로 인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협회는 반도체 제조장비인 식각기 세계 1위 업체인 램리서치의 감원 계획도 거론했다. 협회는 "램리서치는 전체 직원의 7%인 1300명의 감원을 결정했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AMAT 등 미국의 장비 업체들은 아직 감원 발표를 하고 있지 않지만 결코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과거 매출액의 5분의 1을 R&D에 투자해 왔으며, 대규모 투자가 매출과 순이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왔다"며 "대중 반도체 규제가 결국 미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억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미국 업체들 지원에 나선데 대해 협회는 "미국 당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국 매출처를 잃게 됨으로 인해 각 기업들의 이익률에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협회는 "중국 고객사가 없더라도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생존해 나갈 수 있겠지만, 중국과 협력한다면 더욱 빠른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한 "추가적인 대중 반도체 제재안은 중국 업체들에 피해를 주는 동시에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 산업인 반도체 산업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적 반도체 생산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이들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 대신 자체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반도체업체의 생산공정 모습[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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