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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군중 유체화 원인"…6명 구속·24명 입건

기사입력 : 2023년01월13일 11:36

최종수정 : 2023년01월13일 11:36

특수본 74일간 수사 마침표…최종 수사결과 발표
경찰‧소방‧구청 등 부적절 조치로 대규모 인명피해
용산서장 등 6명 구속…서울청장 등 17명 불구속
경찰청‧행안부‧서울시‧자치경찰위 '혐의 없음' 종결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74일간의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수본은 경찰‧구청‧소방‧교통 등 각 기관의 사고 전후 부적절한 조치로 인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고 이들에 대해 '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키로 했다. 그간 수사를 통해 각 기관의 주요 피의자 24명을 입건했지만 행정안전부, 서울시, 경찰청 등 기관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손제한 특수본부장은 13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이태원 참사 최종 수사 발표를 하며 사고 원인에 대해 "사고 후 각 기관별로 법령·매뉴얼에 따른 인명구조·현장 통제 등이 이뤄졌어야 함에도 부정확한 상황판단, 상황전파 지연, 유관기관 협조 부실로 인한 구호 조치 지연 등 기관들의 과실이 중첩돼 다수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각 기관들이 지역적(이태원)·장소적(좁고 경사진 골목)·시기적(코로나 행정명령 해제 등) 요인으로 인해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일대 다중이 운집할 경우,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 2일 수사 인력 514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은 참사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동을 관할하는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용산소방서 소속 공무원 등을 상대로 74일간 수사를 이어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설치돼 있다. 2022.11.06 mironj19@newspim.com

이태원 참사 당일 시간 순서대로 요약하면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해 10월 29일 토요일 저녁, 많은 인파가 이태원역 등을 통해 세계음식거리 주변으로 밀집했다. 사고 당일 17시 이후 인파가 급증해 21시경 부터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후 정체와 풀림을 반복했다.

이후 22시 15분경 사고 골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밀려 내려오면서 A주점 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졌고,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면서 순차적으로 전도됐다. 이로 인한 군중압력에 의해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하고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수본은 이번 사고의 진상 확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현장 주변 CCTV와 SNS·언론 영상, 제보 영상 등 180여 점을 확보해 분석했다. 또 두 차례에 걸쳐 국과수와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해 사고장소를 정밀 계측하고 단위 면적(㎡)당 인파의 밀집도를 확인했다.

또한 정부기관·지자체·교통공사 등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압수물 14만여 점을 확보해 분석하고 사건관계자 538명을 조사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와 국내외 유사사례를 비교·분석하는 한편, 공학, 의학, 법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사고 원인 분석 및 법리 판단에 참고했다.

(사진=특수본)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것에 대해 각 기관에 이태원 핼러윈데이 사고를 대비한다는 '공동의 목표'와 이를 위한 '의사 연락'이 존재했음에도 각 기관이 각자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과실들이 중첩돼 발생한 것으로 결론냈다.

이에 중대한 결과 발생에 대한 처벌의 사각지대를 좁히고 책임자에 대한 가벌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했다. 과실범의 공동정범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세월호 사건 등에서도 인정된 바 있다.

수사 결과 특수본은 그간 피의자 24명을 입건하고, 주요 피의자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용산서와 용산구청 간부 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구속기소 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수사에서 가장 윗선이었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류미진 총경(당직 상황관리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 등 신병확보가 예상됐던 나머지 17명의 핵심 피의자들은 불구속 송치키로 결정했다.

다만 행안부·서울시·경찰청·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등 기관에 대해서는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이밖에 ▲토끼머리띠 ▲각시탈 ▲"밀어 밀어" 선동자 등 언론·SNS상 주요 의혹들에 대한 수사결과 사고와 연관성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특수본은 이날 이후 단계적으로 해산해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등에서 진행사건을 계속 수사토록 할 계획이다. 범죄에 이르지 않은 직무상 비위자 15명(서울시 2명, 용산구청 7명, 경찰 2명, 소방 4명)은 해당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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