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공장들 무더기 가동 중단, 식당들도 휴업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춘제(春節)를 앞두고 근로자들이 대거 귀향하는 바람에 중국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고 식당들은 휴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3년여 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근로자들이 지난달 중국의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 이후 대거 귀향하고 있으며, 일부는 회사를 퇴사하고 장기간 휴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중화망이 11일 전했다.
이들은 구직과 이직이 비교적 용이한 노동집약적 기업의 생산직 혹은 서비스업에 주로 근무하고 있으며, 사용자측은 구인난에 시달리다 못해 어쩔 수 없이 2월 중순까지 휴업에 나서고 있다.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에서 전동칫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慕)씨는 "근로자들은 3년동안 고향에 가지 못해 이번 춘제에 고향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젊은 직원들은 휴가를 내느니 아예 퇴사해서 장기간 휴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한 의료기기 공장 생산책임자인 리(李)씨는 "이미 90%의 근로자가 귀향해버렸다"며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씨는 "과거 근로자들은 춘제 기간 일을 못해 아쉬워했는데, 지금의 젊은 근로자들은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듣지 않고 장기휴가를 내버린다"고 설명했다.
저장성 항저우(杭州)시에서 의료용 인공호흡기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장(張)씨는 "현재 30% 미만의 근로자만 남아있다"면서 "최근 납품 가격이 3배가량 오르는 등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지만, 일손이 달려 가동률을 대폭 낮췄다"며 아쉬워했다.
중국의 근로자들이 귀향을 위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서비스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많은 식당들이 '영업중단'이라는 표지판을 내걸었다. 영업중단을 선택한 상하이의 한 레스토랑 체인 매니저는 "요리사에게 3배의 월급과 수당을 제시했지만, 고향에 가겠다는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에 밀집해 있는 의류공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적지 않은 업체들이 밀려 있는 주문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주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의류 업체 관계자는 "인근 절반 이상의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2월 8일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택배 업계 역시 인력난이 심각하다. 한 택배 업체는 1건당 수당을 2배로 올리고, 매일 200위안의 추가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많은 택배기사들이 고향으로 떠나버렸다. 귀향할 계획이 없지만 공장이 휴업하면서 일이 없어진 근로자들이 택배 아르바이트 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지만, 정상 배송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편, 중국 교통운수부 과학연구원 저우젠(周建) 부주임은 "지난 3년간 현지에서 춘제를 지내라는 방역 당국의 권고에 따라 춘제 이동 인구가 코로나 창궐 이전의 30% 수준에 그쳤었다"며 "억제됐던 춘제 귀향 수요가 올해 급증해 최근 4년 내 최고 수준인 연인원 20억명이 춘제 기간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중국과학연구원이 외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4%가 이번 춘제 때 고향에 가겠다고 답해 지난 2년 동안과 비교해 30%P 증가했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