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 라임사태 징계 행정소송 여부 '토론'
김주현 "반성 없이 소송만 논의, 굉장히 불편" 직격
18일 임추위‥손 회장 임추위 전후 거취 표명할 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거취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금융당국이 연초 또 다시 우리금융을 저격하면서 우리금융 이사회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배임 논란' 등을 감안해 행정소송 절차 논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예정대로 오는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회장 추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최근 비공개 간담회에서 라임 사태 관련 징계 수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라임사태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하지 않을 경우 회사에 발생할 손실과 승소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변호사들이 행정소송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이사진간)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며 "다만 징계 취소 소송 여부 등에 대해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대책 당·정 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2.06 leehs@newspim.com |
우리금융 비공개 간담회 직후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곧바로 우리금융을 직격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손태승 회장이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이야기없이 소송 이야기만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고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를 모두 저격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우리금융은) 이 사고와 관련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게 있느냐"면서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자꾸만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확정된 손 회장에 대한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사실상 수용하라는 의미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압박이 해를 넘어도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행정소송 논의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고객들에게 라임 펀드 투자금 전액을 배상한 우리은행은 해당 펀드를 판매한 신한투자증권에 책임을 묻기 위해 647억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우리금융 측은 손 회장이 라임 관련 중징계를 바로 수용할 경우 우리은행에 부당권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구상권 청구 소송이 불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이 소송 없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아들여 우리은행이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면, 손 회장과 이사회를 향해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금융당국의 거듭된 압박이 부담이지만 '배임 논란' 등을 감안해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라임 사태 제재에 따른 소송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회장 개인적으로 소송을 하는 건 이사들과 논의할 사항은 아니고 회장이 결정해서 알려줄 사항"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손 회장은 임추위 가동에 앞서 연임 여부, 징계 취소 소송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주주총회는 통상 3월 말에 열리고, 소집통지는 개최 3주 전에 이뤄진다. 차기 회장 후보가 주총 소집 통지전에 결정돼야 하는 만큼 늦어도 2월 중에는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