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계 팹리스 한국 20배 넘어
웨이얼, 세계 10대 반도체 설계 기업 진입
M&A로 덩치 세계적 기업 추가 탄생 가능
중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22년 말 기준 중국에 반도체 설계 팹리스 기업이 무려 3,243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에 비해 20배 이상 큰 규모로서, 중국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고, 규모 면에서 한국을 크게 추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한국팹리스산업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 팹리스 기업은 130여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중소기업이 규모이며, 상장사도 17개에 불과하다. 이중에 규모가 가장 큰 LX세미콘이 유일하게 매출을 1조 넘기고 있고, 세계 50대 팹리스 리스트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6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2022년 12월 26일 샤먼(厦门)에서 열린 <2022년 중국반도체산업협회 IC설계분과회의>에서, 칭화대학 반도체학과(마이크로전자학과) 학과장을 은퇴하고, 현재는 중국반도체산업협회 IC설계분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웨이샤오쥔(魏少军)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82개사 이던 중국의 반도체 팹리스 기업 수는 2022년 말 현재 3,243개를 기록해서, 12년 동안 약6배로 늘어났다. 지난해하고만 비교해도 2,810개에서 1년 사이에 433개나 늘었다.
또한, 2022년 년매출액이 1억 위안(한화 약 182억원) 이상이 되는 기업이 무려 566개가 된다고 한다. 도시별로는 상하이 80개, 선전 76개, 베이징 68개, 난징 53개, 항저우 46개 순이다. 하지만 직원수가 1,000명 이상인 기업은 32개(1%)에 불과하고, 84%에 달하는 2,351개 기업은 직원수가 100명이 되지 않는 소규모 기업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10-2022년 중국 IC설계 기업기업 수 변화 추이. [중국 반도체산업협회]. 2022.12.30 chk@newspim.com |
특히 웨이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반도체 설계기업 중 신규상장 기업이 25개이고 12월 1일 기준 시가총액은 4,721억 위안이다. 1996년부터 누적으로는 26년간 팹리스 기업은 73개 상장했고, 시가총액은 17,560억 위안으로 집계되었다. 참고로 12월 1일 기준 중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은 128개이고, 이중에 팹리스는 수량기준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 폭증하는 것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휴대폰, 노트북, TV 등 다양한 IT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중국의 시장수요가 매년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반도체 설계 산업 규모는 2010년 550만 위안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5,346억 위안(한화 약 97.3조원)을 달성하여 12년 동안 약10배로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도시별로 보면, 1위는 상해 1,350억 위안, 2위 베이징 846억 위안, 3위 선전 697억 위안, 4위 항저우 337억 위안, 5위 우시 356억 위안 등의 순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999-2022년 중국 반도체 설계 산업 시장규모 (단위: 억 위안). [중국 반도체산업협회] . 2022.12.30 chk@newspim.com |
한편 이번 달 초, 트랜드포스(TrendForce)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세계 10대 IC설계기업 매출 순위>에 따르면, 중국 웨이얼반도체(韦尔半导体, Will Semi, 603501.SH)는 분기매출 5.13억 달러(한화 약 6500억원)을 달성해서,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2019년 핸드폰 카메라 이미지(CMOS) 센서를 개발하는 미국 옵니비전(OmniVision)을 인수한 웨이얼반도체는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세계 9위를 차지한 이후 줄곧 10권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3분기 세계 10대 IC설계기업 매출 순위 (단위: 백만달러). [트랜드포스(TrendForce, 2022.12)]. 2022.12.30 chk@newspim.com |
이외에도, 중국에는 CPU/AP 분야 세계 8위 즈광쟌루이(紫光展锐, UniSOC, 비상장), 전력반도체 소자 분야 세계 8위 넷스페리아(Nexperia, 安世半导体), 중국 MCU 1위 쟈오이촹신(兆易创新, GigaDevice, 603986.SH), 이미지 센서 세계 5위 거커마이크로(格科微, GalaxyCore, 688728.SH), 지문인식 분야 세계 1위 후이딩과기(汇顶科技, Goodix, 603160.SH) 기업이 팹리스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또 비트코인 채굴기 세계 1위 마이크로BT(比特微, MicroBT, 비상장), DDI 분야 중국 1위 지촹베이팡(集创北方, Chipone, 비사장), 인공지능 GPU 분야 중국 1위 한우지(寒武纪, Cambricon, 688256.SH) 등 쟁쟁한 실력을 갖춘 팹리스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만약 이미 상장이 되어 있거나,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국유기업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기업이 나온다면, 세계적인 팹리스가 더 많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볼 수 있다.
단 한가지 중국의 팹리스의 발전에 저해 요인은, 중국에는 14mn 공정의 파운드리 시설이 유일하게 SMIC(중신국제) 밖에 없고, 14nm 이하의 미세공정은 모두 대만 혹은 한국의 파운드리에 외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자 약력>
베이징대학 한반도연구소 연구원
한국창업원(베이징) 원장
SV 인베스트먼트 고문
전 산업은행 베이징지점 고문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학사/석사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