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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유진상교수 "한국미술계,엘리트 컬렉터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22년12월26일 07:00

최종수정 : 2022년12월26일 09:17

문해력 지닌 컬렉터들이 미술시장 견인해야
동시대미술계 최고 키워드는 '프로덕션'.
뛰어난 콘텐츠와 높은 수준의 콘셉트가 핵심요소

[서울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곧 새해가 밝아온다. 2020년대 세계 미술계는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출발했다. 고가 블루칩 작품의 확산, 초현대미술과 NFT의 등장, 온라인마켓의 부상으로 출렁였다. 특히 한국 미술시장은 사상 최대의 '불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금새 '불황'의 시그널이 켜지며 2022년 중반부터 조정기로 선회했다. 여러 지표와 통계들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미술계를 떠받치는 수집가들과 작가, 화랑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술평론가이자 기획자인 유진상 교수(계원예술대)로부터 그 해답을 찾아본다.

[서울 뉴스핌] 격변기 미술시장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찰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유진상 교수. 특히 문해력을 갖춘 엘리트 컬렉터가 더 늘어나야 한국 미술시장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2.12.25 art29@newspim.com

 - 2023년은 한국 미술계로선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작년 9월에 이어 또다시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이 열린다.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미술시장은 지난해 경매사들의 낙찰총액이 25~30% 줄고,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작품값도 하락세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시작되었고, 미술시장도 그 영향으로 활력을 잃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제위기에 미술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UBS리포트에 따르면 세계미술시장은 약 40%를 미국이, 20%를 영국이, 20%를 중국이 점해왔다. 최근 중국의 봉쇄정책과 이로 인한 침체로 세계미술시장의 대부분을 서구가 주도하게 됐다. 이 큰 시장을 전통적 주도세력인 서구 주요 작가들과 메이저 플레이어(화랑및 경매사)들이 좌우하고 있어 실은 미술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더구나 미국, 유럽의 작가와 화랑들은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내러티브와 세계관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니 국제 미술시장의 상층부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 게르하르트 리히터, 'S. with Child'.1995. 지울 수 없는 것을 지움으로써 지워지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리히터의 이 작품은 지우기와 잔여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마리안굿맨 갤러리 전속이던 리티허는 2022년 전속 화랑을 데이비드 즈워너로 옮겼다. 2022.12.25 art29@newspim.com

- 한국 미술시장은 2021년초만 해도 대단한 호황이었는데 순식간에 시장이 꺼졌다.

▲주식 및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불경기가 큰 원인일 것이다. 미술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피로감도 요인일 것이다. 한국의 콘텐츠(미술품)들이 세계적인 주류 미술계 흐름과 무관한 것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아트페어 등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작품들은 여전히 특유한 로컬 취향의 것들이 많다.

- 그렇다 해도 김환기, 박서보, 김구림 등의 블루칩 작품이 크리스티 홍콩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유찰된 것은 이변이다. 한때 없어서 못 사던 작품 아닌가. 서울옥션 홍콩 경매는 총 84점 중 50점이 낙찰되며 낙찰률이 65%에 그쳤다.

▲요인은 복합적이나 한국 미술품은 외국 컬렉터들이 볼 때 일종의 벤처에 해당된다. 일종의 헷지 같은 것이다. '향후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한두 점 사보자'는 식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미 구입한 이들은 구태여 더 사려들지 않는 것이다. 내수시장이 받쳐주는 작품들을 그 나라에 나중에 재판매하려는 국내외의 미술투자자들 역시 판매 레코드의 지속적인 추이를 살펴보고 있을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파리의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이 지난 2022년 10월 5일 개막해 호평 속에 열고 있는 '모네-미첼' 2인전에 출품된 조안 미첼의 페인팅. 조안 미첼은 유진상 교수가 제스츄얼 작가 중 최고로 꼽는 작가다. 모네와 미첼을 묶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기획전은 2023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사진=루이 비통 파운데이션] 2022.12.25 art29@newspim.com

- 한국의 단색화는 서구에서도 미술사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물론 단색화 작품은 유럽과 미국에서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한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주류가 아니다. 단색화 붐을 이어갈 5억원 대 이상의 작품들이 좀 더 다양하게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 열기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 단색화 거장들의 뒤를 이을 포스트 주자, 중견작가가 잘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한 시대의 예술은 그 시대의 예술적 대중을 사로잡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있고 수준 높은 예술적 대중과 교감하고 싶다면 그만한 작품과 지적 수준을 보여주어야 한다. 단색화는 한 세대의 작가들이 집단적으로 무려 60여 년 가까이 통합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한 드문 사례다. 민중미술은 통합된 세계관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나라 이외의 엘리트 대중과의 교감을 추구한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 동시대미술의 대표적 작가들인 이불, 서도호, 양혜규, 구정아 등은 한국의 독자적 흐름이라기 보다는 해외 플랫폼에 더 가까이 올라선 작가들로서 각자 글로벌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결국 이러한 커리어를 지닌 작가들이 더 많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뉴욕을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성환 작가의 회화. 'night crazing 01'. 2022. [사진= 바라캇 컨템포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그렇다면 한국작가 작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나.

▲ 한국미술의 예술성은 뛰어나다. 문제는 김환기, 박서보, 윤형근 등의 뒤를 이어 뜨겁게 붐업 할 수 있는 작가군이 풍부하지 않은 것이다. 이배, 이건용 정도로는 너무 그룹이 작다. 50대의 동시대 작가들은 대체로 마켓에 나온지 10년이 채 안 된다. 10만달러 이상의 가격대를 치고 올라갈 유명한 작가군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다. 

- 한국 동시대 미술가들이 글로벌 스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단색화만 해도 해당 작가들의 경우 이미 프로덕션 시스템으로서 완성된 것들이다. 작품의 숫자, 완성도, 차별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현재의 미술이 중요하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지난 20년 이내에 생산된 컨템포러리 아트다. 한국미술은 이슈가 될 만한 동시대 미술이 부족하고, 한국적-정치적 주제 외의 서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개개 작가들은 우수하나, 전 세계 비엔날레와 미술관의 메이저 쇼에 끊임없이 캐스팅될 만한 작가들이 부족했다. 그리고 이들은 최근까지도 글로벌 마켓에 거의 소개가 안됐다. 이는 작가들의 노력만으론 안 된다. 국공립미술관이 나서야 하고, 정부와 재단이 후방에서 밀어줘야 한다. 기업도 투자해야 한다. 투자가 되어야 아웃풋이 나오게 마련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작가 이은우가 서울 프롬프트 프로젝트에서 '직각 마음'이란 타이틀로 갖고 있는 개인전의 출품작들. [사진=프롬프트 프로젝트] 2022.12.25 art29@newspim.com

- 2022아트바젤- UBS리포트에 따르면 그 동안 존재조차 없던 한국 미술시장이 '전후 및 동시대 미술 거래액'에서 세계 2%를 차지하며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에 진입했다.

▲신규 컬렉터의 급증 때문이다. 해외 연수나 유학 경험이 있고 정보력과 자금력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와 신흥부자들이 적극적으로 그림을 구매한 결과다.

- 경매시장의 한파가 전체 미술시장으로 번진다고 보는가.

▲지난 2년간 유례없는 상승장이었기에 한 템포 쉬어갈 수는 있지만 급격하게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술품 수집에 나선 MZ 컬렉터와 중견 컬렉터 중에는 자금력이 탄탄하고 수집을 체계적으로 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조정장에 컬렉터들은 어떤 혁신적 명제를 찾아야 할까.

▲첫 번째로, 새로운 엘리트 컬렉터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해야 할 것이다. 한 컬렉터가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진부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장르와 사조를 선택하고 나아가 작가까지 선택하며 좁혀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술사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흐름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가장 도전적이고 새로운 제안을 하는 작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시대미술의 첨단에는 놀라움과 유희가 번뜩인다. 가장 지적이고 감각적인 창작을 보여주는 작가란 그 자체가 퍼포먼스이자 사건이다. 이들이 미술사를 만들어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구정아 '3 Works, Body of oral Meaning'. 2013. 종이에 수채물감. [사진= PKM갤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지난해 여름 키아프와 프리즈의 첫 공동개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

▲사실 한국미술이 주목 받은 게 아니라 '프리즈 서울'이 주목받은 것이다. 해외 아트페어를 다니던 여유계층 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학생들까지 세계적 갤러리에 전속돼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끼리 열던 4부 리그에 갑자기 프리미어 리그가 등장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미술시장-콘텐츠 생태계는 2부 리그까지 도달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콘텐츠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 한국화랑협회 키아프 운영위는 프리즈와 4년 더 공동개최를 해야 한다.

▲동시대 미술은 시위(manifestation)와 시장(market) 두 바퀴로 굴러간다. 둘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 모두 다 미술관과 시장으로 모여들게 마련이다. 많은 대중이 프리즈가 내놓은 탁월한 콘텐츠를 보며 안목을 기르는 동안, 작가와 전문가들은 그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만들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키워드는 '프로덕션'이다. 어떻게 기획하고 생산하고 프로모션할 것인지 그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교육기관과 비평, 미술관, 미술시장이 고정관념 없이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원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키아프-프리즈 공동개최 2라운드에 우리 컬렉터들은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까? 

▲메이저 아트페어는 세계적 범위에서 발굴되고 프로모션되는 작가들을 다룬다. 그리고 그들의 비즈니스 틀 안에 시대를 이끄는 트렌드, 감수성, 방법론, 장르, 담론 등 모든 답이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엘리트 컬렉터들이 그들과 거래하는 것이다. 프리즈서울에 해외 유력 화랑들이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를 들고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노출하는 모든 콘텐츠가 시장의 내용과 방향을 가리키는 지표가 된다고 보면 된다. 이를 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희준 'Bronze Woman',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포토콜라주. 260x260cm. [사진= 국제갤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미술도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왜 그런가.

▲동시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세계, 즉 세계관과 서사는 당연히 난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존의 이미 이해될대로 이해된 진부해 보이는 작품들을 뛰어넘는, 탄탄한 철학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밀어줄 컬렉터가 매우 중요하다. 결국은 문해력이 문제인데, 이제 동시대미술은 (뛰어난 솜씨 뿐만이 아니라) 문해력과 개념을 중시하는 높은 지능과 지성의 장이 되었다. 이를 인식해야 한다. 개념적으로 뛰어난 작가들의, 당장은 너무 난해해 독해하기도 어려운 작품을 꿰뚫어 읽어내는 '엘리트 컬렉터'들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엘리트 화랑도 더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도 엘리트 화랑과 엘리트 컬렉터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들이 희망이다.

- 세계적 컬렉터인 미우치아 프라다는 "내가 알 수 있는 그림은 안 산다"고 했다.

▲럭셔리 패션 기업 프라다(PRADA)의 미우치아 프라다는 빼어난 심미적 통찰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뻔한 그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에만 관심을 표명한다. 미우치아가 밀라노에 만든 프라다 파운데이션이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우치아의 컬렉션 뿐 아니라 프랑스와 피노 컬렉션(파리), 루이 뷔통 컬렉션(파리)과 같은 탑클래스 컬렉션의 핵심은 모두 그렇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시프리앙 가야르, '유리화한 발명의 궁전'. 2022. 개보수 공사가 한창인 파리 '발명의 궁전' 공사장에서 대량으로 나온 석면을 녹여, 유리 덩어리로 환원시킨 작업이다. 시프리앙 가야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곳에서 발견되는 고고학적, 인류학적 자취들을 재발견해 그 뒤에 가려진 역사와 서사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위험하고 유해한 재료인 폐석면을 유리로 환원시킨 탓에 쉽게 부셔지고, 운반도 매우 어려웠던 작품이다. [사진=유진상] 2022.12.25 art29@newspim.com

-여전히 '시각적 즐거움'에 치중하며 뻔한 그림에 매료되는 컬렉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예술은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아트컬렉션은 전통적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우는 활동이다. 그것은 모험이자, 자신의 삶에 한번 주어진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충하거나 수익을 바라고만 해서는 그 탁월함을 인정받기 어렵다. 아트컬렉션은 컬렉터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이자 그의 죽음을 통해 레거시로서 남는 활동이다. 예술가의 삶과 컬렉터의 삶은 무언가를 표현한다. 그리고 그것이 역사를 만든다. 이것이 엘리트 컬렉터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수준과 야심을 높게 갖고 그것을 구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구의 대부분의 컬렉션들이 놀라운 문화재들로 남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해력을 요하는 김홍석, 김범, 정서영, 김성환, 구정아 같은 작가들의 작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이들의 작업은 단순히 난해한 것이 아니라 높은 문해력을 요구한다. 두 가지는 다른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거의 같은 세대에 속한다. 1990년대 초에 동시대미술이 거대한 사변적 흐름을 나타낼 때 해외 유학을 했던 작가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 동시대미술의 틀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순히 시각적인 작업의 대척점에서 창작을 한다. 쉽게 말하면, 당대의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웠다. 두 번째로, 한국 관객과 컬렉터들의 문해력 수준이 올라가고, 해외 전시관람 경험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작업에 대한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즉 미술시장에서 이들의 마켓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이들의 작품가격은 같은 세대의 해외 작가들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이들의 동세대 작가가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타카시라는 것을 떠올려 본다면 말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시프리앙 가야르, '시간의 수호자'. 2022. 1979년 자끄 모네스티라는 장인이 불사조, 용, 게, 검투사를 등장시켜 만든 자동인형시계를 가야르가 2022년에 작품으로 복원했다. 가야르는 파리 퐁피두센터 근처에 방치된 시계를 되살려 자신의 개인전(파리 라파에트 안티시파시옹, 2023년 1월8일까지)에 내놓았다. 시계 상단에 위치한 검투사가 용,게 같은 괴물을 검으로 끝없이 내려치고 있는 키네틱 작품이다. [사진=유진상] 2022.12.25 art29@newspim.com

-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는 신생 갤러리가 궁금하다.

▲ 국제, 현대, PKM 갤러리 같은 리딩 갤러리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신생 갤러리와 프로젝트 갤러리에도 주목하면 좋겠다. BB&M(성북동)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출신의 제임스 B. 리가 PKM 출신의 허시영 씨와 설립한 갤러리다. 이불, 배영환, 김희천, 우정수, 이진한이 전속작가인데 국제적 흐름과 맥락을 지닌 시선으로 한국미술의 새 시기를 대표할 작가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 P21(이태원), 갤러리2(평창동), 윌링앤딜링(창성동), 스페이스소(서교동), 디스위켄드룸(한남동)도 추천한다. 이 밖에 프롬프트 프로젝트(개포동), 휘슬(이태원동) 등도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유진상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서양화 전공)과 파리국립고등장식미술대학 대학원(예술공간과 석사)을 졸업하고, 계원예술대학교 아트계열 융합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2012) 총감독, 대구예술발전소 전시감독(2014), 문화역284 기획전시 '나의 잠'(2022) 예술감독, 국제갤러리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고 미술비평과 연구, 큐레이팅을 하고 있다. 그는 "사물은 항상 2개의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거기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없는 것이다. 거기 있는 것은 가시적이고 직접적이지만, 거기 없는 것은 거기 있는 것의 '핵심'을 이룬다"며 사물의 양면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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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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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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