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8일 최종 법원장 후보 선정 투표
김정중·반정우·송경근 판사 후보로 천거
법조계 "후보 추천제, 파벌 우려…신중해야"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역점 추진하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법원장 후보를 추리는 투표가 시작됐다.
법원 안팎으로 제기되는 김 대법원장 측근 앉히기 지적과 사법 포퓰리즘 논란을 극복하고 최종 선정될 법원장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최종 법원장 후보를 선정하는 투표를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pangbin@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7~21일 판사들로부터 법원장 후보를 추천받았다. 천거 대상은 법조 경력 22년 이상, 법관 재직 경력 10년 이상의 부장판사로 김정중(연수원 26기) 민사 제2수석 부장판사와 반정우(23기) 부장판사, 송경근(22기) 민사 제1수석 부장판사가 천거됐다.
법원장 추천위원회가 오는 8일 종료되는 투표 결과에 따라 득표수가 많은 후보 2명 이상을 법원장 후보로 추천하면 대법원장은 이들 중 1명을 법원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예규에 2~4인의 법원장 후보를 추천하게 돼 있다"며 "10% 이하의 표를 득표한 천거 대상을 제외한 인원을 대법원장에게 추천하면, 최종 1명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선거와는 다르게 추천으로 이뤄지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이 2019 도입한 후보 추천제는 일선 판사들이 추천한 인물을 법원장 후보로 선정하는 제도다. 이전에는 대법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중 지방법원장을 임명해왔다.
김 대법원장은 기존 13개 지방법원에서 시행하던 후보 추천제를 내년부터 전국 20개 법원으로 확대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직 법원장 임기가 남은 인천지법은 제외된다.
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는 후보 추천제가 법관들의 자율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으며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사법 행정 문화를 조성했다고 자평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후보 추천제가 능력과 성과 중심의 투표가 아닌 인기투표나 사법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고, 최종 후보자 결정권자인 대법원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산하 법관인사분과위원회 위원장인 이영훈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후보 추천제가 "인기투표 식이고 사법 포퓰리즘을 확대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대법원에 제도의 성과나 장단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여부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천거된 서울중앙지법원장 후보들을 두고서도 김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송 수석 부장판사의 경우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며 반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전날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후보 추천제의 최다 득표자 보임 원칙을 폐지하고, 법원 추천 위원회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을 요구하는 의안을 의결했다. 이 같은 내용은 김 대법원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법원장 후보 추천제 존치를 전제로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제도로 이끌 수 있느냐가 의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또한 후보 추천제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특정 연구회 코드인사 등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는데 후보 추천제 투표 또한 파벌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다면 제3의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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